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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 LIG증권 매각 본격화

9일 이사회 열고 KB투자證 등 주관사 선정

KB금융(105560)지주가 옛 LIG손해보험(KB손보) 인수로 손자회사가 된 LIG투자증권 매각에 나서면서 이중 플레이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차 팔리는 몸이 된 LIG증권 임직원들은 "해도 너무한다"며 불만이 폭발 일보 직전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모회사인 KB금융지주와 협의를 마치고 관계사인 KB투자증권을 비롯해 삼정KPMG, 법무법인 세종을 LIG증권 매각 주관사로 내정했다. KB손보는 이달 중순 이사회를 열어 LIG증권 매각을 의결한 후 주관사 선정 공고를 낼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B손보는 "주관사는 아직 선정되지 않았고 이사회 날짜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태헌 KB손보 홍보팀장은 "매각 주관사로 KB증권이 내정됐다고 할 수 없고 다른 곳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KB증권은 지난달 24일 이후 삼정KPMG 및 세종 등과 함께 LIG 증권 매각 실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KB증권은 더욱이 KB손보의 이사회 의결 직후 투자설명서(티저레터)를 조속히 잠재 인수 후보기업들에 돌리기 위해 실사를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LIG증권 임직원은 '울고 싶은데 뺨 맞은' 심정으로 울분을 토하고 있다. LIG증권의 한 직원은 "또 매각될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도 정상 근무를 하려 애썼는데 관계사에서 매각이 공식 결정도 되기 전에 점령군처럼 들어와 실사를 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KB 측이 주요 경영사항의 이사회 의결을 요식행위로 치부하며 조바심을 내는 데 대해 대우증권을 비롯해 중소형 증권사 매각이 본격화하는 데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한 탓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딩투자증권이 매각에 선수를 치면서 LIG증권 매각은 흥행이 어려울 수 있고 자칫 대우증권 인수와 함께 LIG증권까지 끌어안아야 하는 상황을 우려해 무리를 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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