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겹치는 악재태풍에 '삐그덕'
입력2000-09-17 00:00:00
수정
2000.09.17 00:00:00
안의식 기자
겹치는 악재태풍에 '삐그덕'[비틀거리는 한국경제] 1. 커지는 불안감
흔들리는 한국경제1. 커지는 불안감
2. 힘빠진 성장엔진
3. 금융시스템 마비
4. 취약한 경제구조
5. 허리 휘는 중산층
우리경제가 잇달아 터지는 악재로 비틀거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치솟는 반면 우리경제를 떠받치다 시피 하는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제수지 관리는 물론 경기 연착륙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포드사가 대우자동차 인수를 포기하면서 거대 부실기업 처리에 또 차질을 빚게 됐다. 증시는 맥없이 추락하고 우리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기대를 모았던 벤처는 고사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같은 악재들이 터지기 이전에 이미 우리경제는 경기하강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동시다발적인 충격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경우 성장률은 추락하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션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경제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IMF사태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성공신화에 사로잡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고유가사태에 안이한 자세로 일관하다가 뒤늦게 미봉책을 내놓는가 하면 금융시스템이 고장나고 기업자금난이 가중돼 경제기반이 흔들리고 있는데도 「시장원칙」만 되풀이하고 있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정치는 파행을 거듭하고 의료사태를 비롯한 사회갈등은 경제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여야간 극한 대결은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한시가 급한 경제법안 민생법안은 뒷전인 채 당리당략에 혈안이다. 의료사태를 비롯한 사회갈등에 대해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채 장기화되면서 국민의 불편과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밖에서는 경제를 결단낼지도 모르는 무서운 격랑이 몰려오는데 집안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는 형국이다.
<경제불안요인>
● 고유가 충격 ● 경기둔화·물가불안·국제수지 악화
● 증시침체·벤처붕괴
● 기업 자금난·금융부실 재발
● 반도체 가격 하락
● 대우차 처리 불발
● 의료사태·의보 갈등
● 정치 파행
이런 상황에서 기업을 비롯한 경제주체들이 우리경제의 장래에 대해 확신을 갖기 어렵다. 잘못하면 우리경제에 대한 대외신인도는 다시 뒷걸음질칠 수 있으며 그동안 우리경제의 활력소 역할을 해온 외국자본의 유입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우리경제는 외부의 충격과 움직임에 매우 취약한 구조로 바뀌었다. 환율을 비롯한 금융시장은 하루 하루 국제시장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뉴욕 월가 반도체 전문가들의 코멘트에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문제는 경제구조가 이렇게 바뀌었는 데도 경제운용에 대한 패러다임은 과거와 크게 달라진게 없다는 점이다.
문제가 터지면 재탕삼탕의 대책을 내놓아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 해외에서는 정부와 집권여당이 남북문제에 매달려 예전보다 덜 경제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외 악재가 불거지면서 민간연구소들은 우리 경제가 연착륙(소프트랜딩)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경착륙(하드랜딩)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국내물가마저 상승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의 조짐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착륙이나 다름없는 4%대 성장을 전망하기도 한다. 이 경우 일부 우량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이 연쇄 부도의 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에 정부나 국책연구소들은 올해 경제전망치(GDP)는 8.0%를 넘고, 일부는 9%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우리경제가 6.0~6.5%내외의 성장을 기록,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수렴하면서 연착륙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에 대한 시각차가 어느정도인지를 보여준다. 경제에 대해서는 불필요하게 비관론에 빠져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근거없는 낙관론에 매달려 정책대응에 실기해서도 안된다.
과거 정부가 막연한 낙관론으로 일관하다 낭패를 당한 경우는 수없이 많다.이런 전례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선입견을 버리고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경제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분명한 것은 거시지표가 어떻든 우리경제는 내우외환에 처해 있고 기업을 비롯한 경제주체들은 불안감에 움츠러들고 있다는 점이다.
안의식기자ESAHN@SED.CO.KR
입력시간 2000/09/17 17:33
◀ 이전화면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