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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 삼중고 허덕(산업 라운지)

◎올 수출목표 아득·97계획 수립 애로·「변신」도 쉽지 않아/주력품목 경쟁력 상실… ‘백약이 무효’/조직 정예화·다각화로 난관타개 안간힘『올해 수출목표 달성을 독려해야 하고,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도 수출전망속에서 사업계획을 수립하자니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종합기업으로의 대대적인 변신도 서둘러야 하는데 앞에 놓인 장애물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등 국내 7대종합상사 기획실 관계자들이 한목소리로 털어 놓는 종합상사들의 애로점들이다. 국내 대형종합상사들이 최근 직면하고 있는 「수출목표 달성, 내년 사업계획수립, 종합기업으로의 변신」이라는 3중고를 잘 설명해 주는 대목이다. 국내종합상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내년 경기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 경기전망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때문에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하고 『특히 최근의 상황은 국내 여건과 함께 수출환경 악화라는 외부요인이 겹쳐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제조업체들의 경쟁력강화도 단기적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상사들이 덩달아 애를 먹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강화가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종합상사 홀로 수출을 늘리기란 공염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1세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종합기업으로 하루빨리 변신해야 한다는 점도 국내대형종합상사들을 괴롭게 만들고 있다. 이같은 인식은 단순 수출입대행만으로 무국경시대에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세계적인 경영인프라를 빠른시일내에 구축, 종합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해야한다는 판단때문이다. 특히 올해 각 대형종합상사들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중장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시행 첫해인 내년이 종합기업으로 가는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는 인식도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종합상사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실경영이 내년도 사업계획의 주요골자가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종합기업으로 변신을 위한 첫걸음을 잘디뎌야 한다는 인식때문에 내년 사업계획을 짜기 힘들다』며 『특히 기존 조직의 기능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사업영역 다각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올해 수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것도 종합상사들에 큰 짐이 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수출비중이 높은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LG상사 등은 올해 수출목표를 잇달아 하향조정했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지못해 고민이 더욱 크다. 주력품목들이 제몫을 하지 못하고 있어 수출을 늘릴 방법이 없는 것이다. A상사의 한 관계자는 『주력품목의 수출부진에다 상반기 호조를 보였던 금 중개무역마저도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며 크게 위축된 상태라 뚜렷한 대응방안이 없다』며 『수출을 늘리라는 독려도 이제는 약효를 거의 잃은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고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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