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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연말 인사태풍 몰아친다] 계열사·알짜자산 추가 매각 이어진다

삼성, 정밀화학 매각설 나오고 SK, IT 등 계열사 전반 새그림

빨라지는 사업재편·구조조정

중국발(發) 글로벌 경기침체로 올해 경영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계사업은 미리 정리해 부담을 덜고 성장사업에는 투자를 늘린다는 게 주요 기업들의 복안이다.

상당수 대기업은 이미 사업구조 재편작업에 착수했다.

내부적으로 경영진단(감사)을 벌이거나 조직을 슬림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사전 정지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사업재편이나 구조조정은 매년 상시적으로 진행하는 일이지만 올해는 폭과 강도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중견그룹의 경우 전체 계열사를 놓고 구조조정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별 사업재편의 현황을 보면 삼성그룹이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진통을 겪으며 구조조정이 다소 지연됐으나 최근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말 삼성SDI와 삼성정밀화학이 전지소재사업과 삼성BP화학 지분을 맞교환했고 이어 이달 7일에는 에스원이 갖고 있던 시큐아이 지분(52.18%)을 970억원에 삼성SDS에 매각했다. 삼성SDS는 이날 교육콘텐츠사업부문을 자회사인 크레듀에 753억원에 양도해 사업구조를 단순화했다. 특히 화학사업의 경우 신수종사업인 전지사업을 삼성SDI로 몰아주면서 삼성정밀화학 매각설(說)까지 나온다.



그룹 지주사 역할을 맡을 삼성물산 역시 조직개편이 불가피하다. 최근 경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전사(全社)조직을 출범해 중복되는 업무영역을 솎아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던 주택사업과 그 브랜드인 래미안은 당분간 팔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장에 매물로 내놓아도 사갈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삼성물산은 다만 △저가수주 금지 △입찰 과정에서 담합 금지라는 양대 원칙을 세워 공격적 수주활동을 자제할 방침이다.

왕자의 난을 겪었던 롯데그룹도 사업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면서 "순환출자 고리의 80%를 올해 말까지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계열사끼리 복잡하게 얽힌 지분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선택과 집중'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호텔롯데가 상장한 뒤 롯데쇼핑과 합병해 지주사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태원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SK그룹은 대대적인 투자와 사업재편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최 회장은 복귀 직후 "앞으로 10년 동안 31조원을 반도체에 투자하겠다"고 밝혀 SK하이닉스 집중 전략을 천명했다. 반면 SK플래닛이 갖고 있던 SK커뮤니케이션 지분은 콘텐츠 업체인 IHQ에 넘겨 정보기술(IT) 사업 전반에 대한 재편작업에 착수했다.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업계의 자산매각작업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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