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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상] 한국, 뭘 주고 뭘 얻었나
입력2007-04-01 18:42:26
수정
2007.04.01 18:42:26
서비스업 대부분 제외… 기대 못미쳐<br>전문직 자격증 상호 인증·취업비자 쿼터도 무산<br>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도 美 양보 못 얻어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한국은 과연 무엇을 주고 얻었을까. 당초 정부는 ‘차도살인(借刀殺人)’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한미 FTA를 통해 한국 경제ㆍ사회 시스템을 바꾼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서비스업의 질적 경쟁력 제고를 위해 FTA 카드를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곽이 드러난 한미 FTA 협상 내용은 정부의 기대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우리가 핵심 목표로 삼았던 ▦서비스업 개방 확대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 ▦전문직 자격증 상호 인증 및 취업비자 쿼터 설정 등 여러 면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서비스업의 경우 미측이 협상 초기부터 ‘교육ㆍ의료는 관심 없다’고 선언,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도 “한미 FTA로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고 일자리를 만들어줄 욕심이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반면 한미 FTA는 양국간 안보ㆍ경제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우리가 동북아 FTA 허브로 발돋음하는 데 적잖은 밑거름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도 여전하다.
◇한미 FTA 우리의 최초 목표는=지난해 2월 정부는 국회 보고를 통해 ‘한미 FTA 협상 목표’를 제시했다. 주요 골자는 ▦양측 모두 수용 가능한 이익의 균형 도출 ▦공산품 미국 시장접근 확대 ▦서비스 등 경쟁력 취약 분야 구조조정 촉진을 위한 협상결과 도출 등이었다.
항목별로는 농업은 우리나라의 민감성을 반영하고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을 위한 원산지 규정을 넣기로 했다. 반덤핑 등 미측으로부터 무역구제제도 개선을 이끌어내고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시장개방도 내놓았다.
협상에 앞서 우리는 스크린쿼터 축소 등 4대 선결조건을 해결했고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비등하자 당시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FTA 협상을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된다”고 반박했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남의 힘(한미 FTA)을 빌려 국내 이해관계 때문에 담보상태를 보이는 분야에 대해 충격요법을 쓰자는 것이 당초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목표 대비 우리 성적표는=목표 대비 성적표를 보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우리가 그렇게 역점을 둔 서비스시장 개방은 미국의 무성의(?)로 인해 법률ㆍ의료ㆍ회계 등 88개 업종을 시장개방에서 예외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미 FTA를 통한 전문직 서비스 발전은 국내 힘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직 자격증 상호 인증은 이를 협의하기 위한 별도 기구 설치에는 합의했으나 취업비자 쿼터 설정이 무산돼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무역구제 분과에서도 미측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무역구제협력위원회 설치’에 합의하는 선에서 마무리돼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관세 철폐 품목 확대 등 우리가 얻은 것도 적지않지만 당초 주요 목표로 내세웠던 것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내준 것과 얻은 것은=한국은 이번 협상에서 노동ㆍ환경 분과에서 사실상 미국의 요구를 거의 수용했다. 아울러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을 FTA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하지 않고 추후 협의하기로 양보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우리가 얻은 것도 적지않다.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중국ㆍ일본보다 앞서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덧붙여 한미 FTA는 양국간 통상이라는 경제적 의미를 넘어 안보ㆍ경제 동맹으로 발돋음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이번 한미 FTA로 동북아에서 한국이 자유무역협정 허브로 커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ㆍ일본뿐 아니라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 우리와 FTA 체결을 희망하고 있고 본격적인 협상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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