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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386 의원 첫 대화…'苦言' 교환
입력2004-09-16 03:07:11
수정
2004.09.16 03:07:11
전경련 "공정거래법 개정안 단독처리 허탈"<br>386의원들 "좌파 선입견 버리고 전경련부터 체질 변화"
“여당이 (출자총액제에 대한) 재계의 희망을 묵살하고,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정무위 소위에서 단독 처리한데 대해 굉장한 허탈감을 느낀다. 그러면서 무슨 대화를 할 수 있는지 회의가 든다.” (전경련 수뇌부)
“우리를 더 이상 좌파로 보지 마라. 우리는 시장주의자요 실용주의자다. 전경련부터 체질변화를 해야 한다.”(386의원들)
여당의 386의원 모임인 의정연구센터와 강신호 회장 등 전국경제인연합회 수뇌부가 15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강행처리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재계의 이 같은 반발은 이 법안의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 통과를 하루 앞두고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중식당에서 열린우리당의 친노성향 386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는 ‘신의정연구센터’소속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여당의 반기업ㆍ반시장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현명관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이날 회동 뒤 전경련 기자실에서 설명회를 갖고 “공정거래법 개정과 관련, 지난 8월 18일 조찬에서 천정배 대표를 위시한 김희선 정무위원장 등이 재계의 의견을 설명하는 기회를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고도 당사자인 우리의 희망을 묵살한 채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단독 강행처리한 것에 대해 굉장한 허탈감을 느끼며 그러면서 무슨 대화를 할 수 있는지 회의가 든다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현 부회장은 또 “대기업의 투자는 기업의 사활이 달린 문제이며 최고의 기밀인데, 그런 기밀을 어떻게 10대, 20대 기업이 모인 공개적인 자리에서 말할 수 있냐”며 정부와 기업의 잘못된 관계를 꼬집었다.
또한 이 자리에 참석한 모 기업 회장은 아프리카의 정치를 사례로 들면서 “남아프리카는 과거의 지배자를 포용해서 사회안정과 경제발전을 이뤘다.
반면 아프리카에서 가장 잘 살았던 짐바브웨의 경우 갈등과 서로의 불신이 사회세력간의 분열을 일으켜서 아프리카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가 돼서 남아프리카 유민으로 가서 빈민으로 생활하는 걸 봤다”면서 최근 여당의 역사바로 잡기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 386의원들은 “경제살리기가 정책의 최우선”이라는 대전제에는 공감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뀐 만큼 경제계도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고 설득할 줄 알아야 한다”며 전경련의 체질변화를 요구했다.
의원들은 이어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처럼 우리는 시장주의자요 실용주의자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광재ㆍ서갑원ㆍ김태년ㆍ이상민 의원 등과 전경련 강신호 회장, 현명관 부회장, 이규황 전무 등이 참석했다.
/문성진 기자 hnsj@sed.co.kr
/김창익 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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