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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도 시무식도 없이… 침통한 SK

■ 총수들 신년사 통해 본 경영구상<br>검찰 수사로 새해 경영계획 차질… 5단체장도 선처 호소 탄원서

도전과 희망의 신년 메시지로 새해 첫 업무를 시작한 다른 대기업과 달리 SK는 2일 창립 이후 처음 시무식조차 열지 못한 채 침체된 분위기에서 새해를 맞았다. 지난해 말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구속된 데 이어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경영이 '올스톱'됐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이날 별도의 신년사 발표 없이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최 회장의 신년사가 빠진 SK의 업무 첫날 분위기는 침통했다. 지난해의 경우 업무 첫날 최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세계 각 지역에 기업가치 100조원의 회사를 여러 곳 만들어나가자'는 내용의 비전을 발표했다.

SK는 올해도 글로벌 경영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최 회장의 선언과 함께 하이닉스 인수에 따른 대규모 투자계획 등을 담아 발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총수 일가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새해 경영계획 수립은 물론 신년사 발표조차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SK는 당초 이날 최 회장의 신년사 발표와 동시에 치를 예정이었던 그룹 차원의 시무식도 열지 못했다. SK그룹의 시무식이 열리지 못한 것도 지난 1953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SK는 매년 1월 첫 번째 월요일 오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시무식을 갖고 최 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임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해 경영화두와 비전을 공유하며 한 해를 시작해왔다.

SK그룹 관계자는 "총수 일가에 대한 수사가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최 부회장이 구속되고 최 회장의 사법처리가 임박하면서 그룹은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새해 경영계획 수립과 발표가 지연되면서 사업 차질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국내 경제5단체는 지난주 검찰에 최 회장의 수사와 관련해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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