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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영업이익이 3년 만에 5조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실적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사상 최대 규모인 29조원 안팎의 시설투자를 단행한다. 올해보다 5조원가량 늘어난 금액으로 과감한 선제투자를 통해 사업 기회를 선점하고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복안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최근 계열사별로 내년도 투자계획을 취합한 결과 삼성전자는 약 29조원 내외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룹 전체로는 내년에 올해보다 3조~4조원가량 증가한 53조~54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9년 5조2,368억원이던 삼성전자의 시설투자는 2010년 21조6,192억원으로 4배가량 급증한 후 매년 22조~23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24조원 안팎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연간 15조원가량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총 투자금액은 4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의 내년 투자계획은 올해 말 최종 확정된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좋지 않아 투자계획을 보수적으로 잡을 수도 있지만 현재의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움츠러들기보다 적극적인 투자로 사업기회와 미래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 그룹 최고위층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3·4분기에 4조1,000억원(잠정실적)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직전 분기(7조1,900억원)보다 42.98%, 지난해 같은 기간(10조1,600억원)보다는 59.65%나 감소한 것이며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1년 4·4분기 이후 약 3년 만이다. 매출은 47조원을 올릴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12년 2·4분기(47조6,0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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