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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옹호론자' 이동걸 금융연구원장 사의

정부정책과 '코드 차이' 사퇴압력 받은듯

대표적인 금산분리 옹호론자이자 재벌 개혁론자인 이동걸 금융연구원장이 28일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금융연구원은 이날 “이 원장이 오는 31일자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1991년 금융연구원 설립 이후 금융연구원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원장의 공식적인 사퇴 이유는 ‘일신상의 사유’다. 하지만 이 원장은 금산분리 완화 등 현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의 ‘코드 차이’로 직간접적인 사퇴압력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 경제비서실 행정관, 2002년 노무현 정부 당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재직하며 증권 집단소송제 도입을 주도하는 등 재벌개혁에 앞장섰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건설사 지원에 편중된 경제위기 대책과 금산분리 완화정책 등 경제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 원장은 현정부 들어서도 기회 있을 때마다 금산분리, 종부세 유지 등의 소신을 일관되게 주장했다”며 “결국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반대 등으로 불편한 관계가 이어지면서 중도 사퇴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도 최근 사석에서 “현정부가 지나치게 연구단체의 견해나 시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금융연구원은 후임 원장이 선임될 때까지 박재하 부원장이 원장 직무를 대행한다고 밝혔다. 금융연구원 원장은 공식적으로는 이사회 은행장의 추천을 거쳐 사원 은행 총회에서 결정되지만 정부가 추천하는 인사들이 주로 선임된다. 후임 원장으로는 김태준 동덕여대 경영경제학부 교수,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최공필 우리금융지주 전무, 전주성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오규택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등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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