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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반 다국적업체들 ‘현지 브랜드’ 전략 강화
입력2003-03-26 00:00:00
수정
2003.03.26 00:00:00
윤혜경 기자
`전쟁 반대, 미제 불매(No War, No Made in USA)`
전세계 각지의 반미ㆍ반전 여론이 `반(反)미국 제품` 추세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미국을 기반으로 한 다국적 기업들이 `현지 브랜드(Local Brand)`전략을 강화하고 미국내에서조차 성조기나 독수리 등을 사용,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내용의 광고를 기피하는 등 마케팅 전략 수정에 본격 나서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계기로 아시아 유럽 등 세계 각국에 반미 정서가 확산되면서 미국 기업들이 최대한 `미국 색채`를 내비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특히 맥도널드, KFC, 코카 콜라 등 대표적인 미국 기업으로 알려진 업체들은 현지에 특화된 상품을 개발하거나 자국 자본의 현지 업체임을 강조하는 등 `로컬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에서 바닐라 맛 콜라를 새로 선보인 코카 콜라가 `Vanille(바닐라)`라는 프랑스어 제품 명을 내세워 미국 제품과 차별화한 것이나 중국 KFC가 북경식 오리구이 맛의 `치킨 롤 오브 올드 베이징`의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이 같은 맥락.
맥도널드 유럽의 루이 마르코 대변인도 최근 “상표만 공통으로 쓰고 있을 뿐 엄연한 유럽 기반의 회사”라며 현지 업체임을 강조했다.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의 변화는 세계 도처에서 전쟁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것과 함께 미국 제품에 대한 기피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 이 달 들어 유럽,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는 `불매의 날(Buy nothing day)`이나 `미국 제품 거부(Boycott Brand America)`등의 캠페인을 전개했다. 리서치 전문업체 그룹 SA가 스페인, 러시아, 프랑스, 일본 등 주요 나라에서 각각 1,000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미국 제품을 기피한 적이 있는지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렇다`는 응답이 20%를 넘은 것도 `메이드 인 USA(Made in USA)`인기 추락을 실감케 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이 진행되면서 미국의 오폭으로 민간인들이 대거 희생되는 사태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 같은 미국 제품 불매 추세는 더욱 크게 번질 수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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