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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원자력] (기고) 장인순 원자력연구소장
입력2003-06-13 00:00:00
수정
2003.06.13 00:00:00
정문재 기자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장기 기상 예보에 따르면 올 여름은 어느 해 보다도 무더울 것으로 예측된다. 여름철에는 냉방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어려움 주곤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전력부족사태가 국가경제와 산업에 미친 심각한 영향은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하다.
국내 최대 전력 공급원인 원자력발전은 현재 18기의 원전이 가동 중에 있으며, 전력공급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자원이 전무한 우리나라는 기술자립과 기자재 국산화를 통해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해오고 있으며 국가산업과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5년까지 건설중인 2기를 포함하여 10기의 원전을 추가로 운전할 계획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원자력발전소에서 생활폐기물처럼 발생되는 원자력발전 수거물(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관리할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앞으로 원전 운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사성폐기물은 비단 원전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병원의 경우 암이나 난치병 등의 진단이나 치료를 위하여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하거나 방사선 진단 및 치료장치의 이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국내 많은 산업체의 경우 신기술이나 신물질 개발 등에 있어서 방사성동위원소와 방사선의 이용도 확산되고 있다.
원자력이용은 우리가 건강하고 풍요로우며 편리하고 안락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우리의 생활과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가 선진국수준의 생활수준과 국민복지를 이루기 위해서도 원자력이용은 앞으로도 필수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관리는 국가차원에서 중요한 사안으로 방사성폐기물관리 부지의 조속한 확보는 당면 과제다. 세계적으로 현재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31개국 중 우리나라를 포함한 5개국을 제외하곤 모두 방사성폐기물관리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수십년 동안 안전관리나 환경에 아무런 문제를 주지 않고 운영해 오고 있다.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요체는 취급과정과 처분에서 방사성물질이 외부환경으로 방출되는 것을 차단해 환경과 국민보건에 대한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특히 국토이용과 환경보전측면에서 우리의 후손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환경 친화적이고 효과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폐기물발생을 최소화하고, 발생된 폐기물도 부피를 최소화하는 한편 고체로 만들어 철제 또는 콘크리트용기에 넣어 장기적으로 보관한다. 보관은 안정된 지층이나 지하 암반에 동굴에 영구 처분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며 인공적인 또는 자연적인 방벽을 구축하여 장기적으로 방사성 물질의 주변 생활환경으로 누출 가능성을 없애도록 되어 있다.
이와 같이 방사성폐기관리는 이미 기술적ㆍ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으며 처분장의 지속적인 환경감시 등 운영에 대해서 국제적으로 엄격한 기술기준과 규제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원자력이용에서 방사성폐기물은 불가피하게 발생될 수밖에 없으나 후손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 운영은 가정에서의 화장실이나 산업폐기물 처분장과 같이 꼭 필요하다. 방사성 폐기물관리시설의 건설은 원자력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우리세대의 과제이며 우리세대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와 지역주민의 이해와 협조가 무엇보다도 요구되고 있다.
국내 원자력산업은 오랫동안 기술능력을 착실하게 확보해 왔으며 방사성폐기물관리의 경우에도 부지평가 및 선정, 시설의 건설 및 운영, 환경 감시 등 기술능력과 전문 인력은 세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관리를 위하여 우리나라의 원자력 전문가들은 확보된 기술능력을 토대로 언제든지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이 자리를 빌어서 강조하고 싶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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