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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토벽돌 고급화 올인, 매출 100억 넘을 것"

조백일 공간세라믹 대표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충격… 대치동 본사, 안성으로 이전

실적 반토막에도 R&D 매진

성장률 20%… 흑자로 돌아서

붙임용 벽돌 시장에도 진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건설경기 악화로 2010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냈어요. 국제통화기금(IMF) 때도 승승장구했던 회사였기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요. 재작년 말 서울 대치동에 자리했던 본사 사무실을 경기도 안성 공장터로 옮기며 절치부심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점토벽돌 개발에 매진했고, 지난해 결국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

조백일(61·사진) 공간세라믹 대표는 지난 7년여간 마치 롤러코스터와도 같았던 고난의 시간을 이렇게 회고한다. 10일 경기도 안성 공간세라믹 제1공장에서 만난 조 대표는 "당시에 본사를 대치동에서 안성으로 옮기면서 '천도(遷都)한다'고 직원들에게 선언했다"며 "적자가 누적되면서 강남의 높은 임대료가 부담됐기에 내린 경영상 결정이었지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믿고 직원들을 독려했다"고 말했다.

지난 1983년 단돈 3,000만원을 손에 쥐고 자재전문유통업체인 '공간상사'를 세운 조 대표는 건설자재를 납품하면서 점토벽돌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믿고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회사명을 '공간세라믹'으로 바꾼 조 대표는 기존 적벽돌과는 차별화된 점토벽돌 개발에 매진, 습도 조절 기능에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까지 갖춘 '환무늬 점토벽돌'을 내놓았다.

일반 적벽돌에 비해 비싼 가격 탓에 빛을 보지 못하던 환무늬 점토벽돌은 외환위기로 환율이 오르자 수입산 점토벽돌 시장을 대체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2000년 이후 건설 경기가 활기를 찾으며 공간세라믹의 환무늬 점토벽돌은 상한가를 쳤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공간세라믹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을 수는 없었다.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 경기가 침체되면서 2009년 200억원에 육박하던 매출은 2010년 130억원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가 났다. 그 해 적자 규모만 20억원에 달했다. 조 대표는 당시 풀 가동하던 두 개의 공장 중 안성 공장은 가동률을 20~30%으로 확 낮췄다. 하지만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2011년과 2012년 매출이 각각 90여억원, 77억원으로 줄어 들었고, 3년간 누적적자는 30억원에 달했다.

"삼성·현대·GS 등 내로라 하는 대기업 건설사의 수주 물량이 70% 이상 확 줄어 들었어요. 사업 취소나 연기가 속출했고, 정상적인 납품 계약을 맺은 제품조차 납품하지 못해 창고에 고스란히 쌓여 있었지요.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해 미분양 아파트나 상가로 대신 받기도 했는데, 당시 받았던 게 아파트 3채, 상가 2채였습니다."



자금이 부족한 조 대표는 결제 대금 대신 받은 부동산을 급매로 내놓아 급한 불을 끄기도 했다. 지금도 처분 못한 아파트 한 채와 상가 한 채를 여전히 갖고 있다.

이처럼 매출이 반토막 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조 대표는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제품이 조적재로 사용되는 몽블랑 점토벽돌과 클래식 점토벽돌이다. 그간의 고급 사양 제품은 호주나 유럽, 일본 등지에서 수입했으나 가격이 워낙 비싸 고급 타운하우스에서만 일부 사용했다. 하지만 수입 제품의 절반 수준으로 가격을 낮춘 덕에 공간세라믹의 몽블랑과 클래식 점토벽돌은 공급이 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내수 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5% 매출이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총 20%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100억원은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조 대표는 올해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인테리어 벽돌 시장에 새롭게 뛰어 들었다. '일라이트 붙임용 벽돌'이란 명칭이 붙은 실내 인테리어용 붙임용 벽돌(일명 '파벽')은 화장품·의약품·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건강 소재로 활용되는 일라이트(illite)를 넣은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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