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에 몰린 수출업체의 달러매도 물량에 경상수지 25개월 연속 흑자소식까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간신히 1,030원대를 지켰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4원40전 하락한 1,030원60전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8년 8월8일 1,027원90전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날 환율은 1원90전 내린 1,033원10전에 개장한 뒤 장중 1,030원선에 진입했지만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추정되는 달러수요에 밀려 반등했다. 마감을 앞두고 환율은 다시 1,030원 하향돌파를 시도했고 결국 1,030원선에 턱걸이했다.
원·달러 환율이 이틀 새 10원90전 급락한 것은 월말과 연휴를 앞두고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이 몰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지지선이 1,020원대에 형성될 수는 있으나 수출호조, 외국인들의 원화자산 매입, 달러매도 대기물량 등을 감안할 때 대세적 하락은 이어질 것을 봤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5월 초까지 달러매도 물량이 많은데다 1,036원, 1,031원 등이 잇따라 깨져 하락 지지선이 어딘지 안 보인다"며 "당국이 어디쯤에서 사인을 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는 73억5,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28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경상수지는 2012년 2월 24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이후 25개월째 흑자다. 1·4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15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이끈 것은 역시 휴대폰 등 수출효자 품목이었다. 상품수지 흑자는 3월(54억달러)보다 늘어난 80억4,000만달러였다. 3월 수출은 541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9% 증가한 데 비해 수입은 461억3,000만달러로 3.3% 늘어난 데 그쳤다. 정보통신기기(22.5%), 승용차(14.7%), 반도체(13.6%) 등의 수출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서비스수지는 운송·여행수지 개선으로 적자폭이 10억6,000만달러에서 6억5,000만달러로 줄었다. 배당소득이 소폭 줄면서 본원소득수지는 3억2,000만달러로 5,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12월 결산법인 배당이 몰리는 다음달 본원소득수지가 줄어들 수 있지만 경상수지 흑자는 계속될 것"이라며 "국제수지는 기존 예상경로(연간 680억달러 흑자 전망)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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