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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복 졸업·취업특수 옛말"

불황·취업난속 백화점 정장코너 매출 최고 9.5% 줄어<br>업계 캐주얼라인 확대등 자구책마련 안간힘


대학교 졸업을 앞둔 이모(29)씨는 며칠 전 졸업식에서 입을 정장을 한 벌 구입하려고 백화점에 들렀다가 이내 발길을 돌렸다. 몇 번을 입어보고 거울에 비춰보며 구매를 망설인 끝에 결국 그는 2년전 누나 결혼식 때 장만했던 양복을 다시 꺼내 입기로 했다. 아직 취업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십만원대의 정장을 선뜻 구매하기가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불황의 한파와 함께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신사복업계의 졸업ㆍ취업 특수도 사라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12월 남성정장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5% 역신장했다. 올 1월 들어 신사정장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5% 증가하며 다소 회복되긴 했지만 올해는 설 연휴가 1월로 앞당겨졌고 연초 신년세일 행사기간이 늘어난 점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 또는 역신장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12월 신사정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5% 줄어든데 이어 올 1월에도 1.3% 역신장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실제로 지난 5일 오후 찾은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의 남성정장 코너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신사복 매장의 한 관계자는 "예년같으면 졸업식이나 회사 면접에 입을 정장을 구매하러 오는 고객들로 북적거렸지만 요샌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보니 이마저도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사복업계의 매출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각 업체들은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 마련이 한창이다. 신원의 '지이크 파렌하이트'는 이달말 20~30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골프웨어 라인 '지이크골프'를 출시한다. 신원의 골프웨어 출시는 지난 1990년 내수시장 진출 이후 처음 있는 일로 기존 골프웨어와는 차별화된 슬림하고 과감한 스타일로 구매력있는 30대 '뉴서티' 고객을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LG패션의 '마에스트로'는 비즈니스캐주얼의 비중을 지난해 15%에서 올해는 20%까지 확대했으며 '마에스트로 캐주얼'은 올 봄여름 비즈니스캐주얼 관련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있다. 인디에프(구 나산)의 '트루젠'은 지난달 말 남성의 실루엣과 스타일을 더욱 강조한 '스타일리쉬 라인'을 출시했으며 코오롱패션의 '지오투'와 '브렌우드'는 지난 가을겨울 시즌부터 스포츠 캐주얼 라인을 새로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도 신사복업계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될만큼 시장상황이 비관적"이라며 "각 업체마다 생산물량을 줄이거나 새로운 복종을 출시하는 등 불황 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0, 30대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1.2% 줄어든 990만4,000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0만명선이 붕괴됐다. 이에 따라 졸업을 미루는 '대학 5년생'도 크게 늘며 4년제 대학의 휴학생 비율은 IMF 외환위기 수준인 15%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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