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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ADHD 오해와 진실(9)

증상 호전돼도 약물치료 임의 중단 안돼

변은하 아이디딤정신과 원장(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게 된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권고 받는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많은 부모들이 약물요법에 편견을 가지고 치료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 기간이나 방법에 대해 의사와 직접 상의하고 결정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약을 빨리 끊을 수 있는지에 먼저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러다 보니 약 복용으로 아이의 산만함이나 과잉행동 증상이 어느 정도 호전되는 듯하면 이제 약물치료를 중단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해 임의로 약을 끊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ADHD에 처방하는 대표적인 약제인 '메칠페니데이트'는 약물에 대한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수주 안에 증상이 호전된다. 그러나 치료초기에는 단기적인 증상 완화 효과만 나타날 뿐 충분한 치료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때문에 자의적 판단으로 초기에 약을 끊게 되면 상당수의 아이들이 다시 원래의 충동성ㆍ과잉행동ㆍ주의산만 등의 문제를 드러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험은 'ADHD 약은 먹어도 그때뿐'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약물을 간헐적으로 복용하거나 임의로 중단했을 때와 같이 충분한 치료를 받지 않았을 때 쉽게 나타나는 문제이다. ADHD 약물치료는 단기적으로는 주의집중과 연관된 도파민이나 노르에피네프린 등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들의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주의집중에 관여하는 신경회로망을 활성화하고 강화시켜준다. 충분한 기간을 갖고 치료하면 약물이 장기적으로 신경망의 활성화, 즉 신경발달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또한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되고 주변으로부터 칭찬을 듣는 등 긍정적인 경험을 쌓게 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약을 줄이거나 중단하고도 증상의 재발현이 적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최소 1~2년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상처 난 피부나 부러진 뼈가 회복하는 데도 일정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안정을 되찾고 부족한 신경망이 활성화되는 데도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약에 대한 잘못된 편견으로 약 복용을 일찍 중단하는 행동은 약물처방을 시작할 때 추후 아이에게 기대되던 충분한 치료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한다. 따라서 ADHD 약물치료의 중단시점은 반드시 아동의 담당의사와 계속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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