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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골프] 김창호 (주)창명에스티 대표이사

?경제 위기가 세상은 물론 내 생활까지 뒤흔들던 1998년 말, 위험과 곤경이 해저드처럼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세상을 향해 개인사업의 티샷을 날렸다. 그러나 막상 사업을 직접 해보니 갤러리 때와는 영 딴판이었다. 첫 홀부터 공은 러프로 굴러 들어가거나 벙커에 쳐 박히기 일쑤였다. 부지런히 뛰고 또 뛰어 다니면서 카트를 타고 다니거나 여유롭게 걸어 다니는 동반자들이 얼마나 부러웠던지. 어느새 다섯 번째 홀의 티 박스에 와 섰다. 그 동안 고수들보다 몇 배나 힘들었지만 동반자들과 많은 갤러리들의 보이지 않은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이제는 가끔 맑은 하늘과 코스의 아름다운 조경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골프에 입문한 4년 동안 `하수`이기에 행여 분위기나 깨는 건 아닌지 하는 불안한 심정으로 라운드를 한 적이 더 많았다. 하지만 마음이 통하는 동반자들과 라운드를 할 때 느끼는 `뿌듯함`은 골프에 빠져들게 하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아직은 골프보다 달성해야 할 사업의 목표가 인생의 우선 순위에서 앞서기에 올해 들어서는 한 달에 두 번 정도의 라운드도 쉽지는 않지만 틈나는 대로 연습장을 찾아 땀을 흘리고 관련 서적을 읽거나 골프채널을 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사업에서도, 골프에서도 난 `고수`를 존경한다. 티 박스에서 그린을 바라보며 여유를 갖고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과 한 타 한 타 진지하게 플레이하는 그들에게서 골프 이상의 교훈을 배워가고 있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골프 역시 고수들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나도 언젠가 고수의 대열에 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고 운동에 소질은 없지만 몇 년 안에 보기 플레이 정도는 펼 수 있으리라. 그러나 하수에게도 하수만의 기쁨이 있는 법. 지난 4월 발안CC에서 난생 처음으로 99타의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첫 버디도 낚았다. 그날의 기쁨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 날 이후 근근히 90대 후반 골퍼 치레를 하곤 있지만 `이제 경치도 좀 보면서 동반자와 대화도 나눌 여유`를 조금은 누릴 수 있게 됐다. 싱글 골퍼를 겨냥하는 세상의 하수들이여, 기죽지 말고 우리도 골프 자체를 즐깁시다. 동반자들의 멋진 플레이에는 “굿 샷!”을 큰 소리로 외치고 설사 공이 러프에 굴러 들어가더라도 즐거운 기분으로 다음 샷을 날리러 달려갑시다. “ 하수들 파이팅!”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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