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커피 시장이 갈수록 커지면서 올해 커피 시장을 둘러싸고 식품업계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동서식품은 급성장하는 인스턴트 원두 커피인 '카누'에 올인하는 한편 커피 기업으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는 남양유업은 지난해 12월 출시한 건강한 커피를 콘셉트로 한 믹스 커피 '프렌치카페누보' 를 앞세워 점유율 제고에 사활을 걸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캔커피 '레츠비'와 '칸타타' 로 시장을 수성한다는 방침이며 지난해 처음 커피 시장에 뛰어든 농심은 기능성 커피로 틈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지난해 91% 성장한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로 인스턴트 원두 커피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닐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4% 이상 성장한 1,200억원, 올해는 30% 가량 늘어난 1,500억원이 될 것으로는 전망된다.
지난해 1~11월 인스턴트 원두 커피 시장에서 카누가 78.5%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남양유업의 루카가 12.1%, 네슬레 수프리모가 3.9%, 롯데칠성의 칸타타가 2.1%를 차지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아직까지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 규모가 일반 커피 믹스의 10%에 불과한 만큼 가정과 사무실 침투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고 일단 시장을 키우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동서 관계자는 "인스턴트 원두커피는 전문점 커피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데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사무실과 가정에서 전문점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성장잠재력이 높다"며 "지난해가 모든 식품업체들이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에 가세한 경쟁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루카, 수프리모 및 커피전문점의 스틱 커피 등과 치열한 혈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다른 커피 시장에 비해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 성장세가 높은 만큼 대형마트에서도 중소 커피 브랜드와 손잡고 PB(자체상표)상품을 내놓은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난해 2,000억원을 투입해 커피 공장을 준공하며 커피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남양유업은 지난 연말 첫 선을 보인 신개념 커피 믹스 '프렌치카페믹스 누보'로 믹스 커피 시장 공략에 올인한다.
판촉 시음행사를 통해 다른 믹스 제품과 달리 첨가물을 빼고도 맛이 우수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현재 14.9%(할인점 기준)인 시장 점유율을 올해는 2배 가량 높인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커피믹스 시장이 1조2,000억원이나 되는 큰 시장이기 때문에 이 시장만 공략해도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하루 평균 2회 이상 커피를 음용하는 30~40대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6명이 카페믹스누보를 선택해 기대가 크다"며 "유통업체 진열률을 높이기 위해 마케팅 비용도 10% 가량 높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홍삼 성분이 함유된 강글리오 커피를 출시하며 커피 시장에 뛰어든 농심은 지난해 11월 강글리오 꿀사과커피를 내놓은데 이어 올해 라인업을 한층 강화하며 니치 마켓인 기능성 커피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건강과 웰빙이 식품 개발의 방향이 될 것으로 보고 일찌감치 이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 아래 맛, 향, 효능 등 커피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를 고객들과 공유하기 위해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커피 클래스를 기획하는 한편 이번 설 연휴를 겨냥해 커피 선물세트 제품군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5,000억원 규모의 원두캔커피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레쓰비'와 '칸타타'로 6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칠성은 2위 동서와의 격차를 벌리고 독점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이에따라 디자인을 리뉴얼하고 고급 원두 비율을 높인 칸타타 신제품을 추가해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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