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9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또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급등한 것은 지난 2004년부터 이어진 금리인상 랠리가 종착역에 도달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더 이상 금리로 인한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월가(街)에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남아 있지만 FRB가 경기둔화에 포커스를 맞추며 금리인상에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라는 분석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물가상승에서 경기둔화로 무게축 이동=FRB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아니라 경기둔화를 발표문의 첫 부분에 언급, 미국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FOMC는 올해 초 매우 강력한 속도를 보였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이 여러 경제지표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는 주택시장 냉각과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금리인상, 고유가의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의 경우 FRB가 “올해 들어 지금까지 미국 경제 성장세는 매우 강했다”고 평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FRB 내부에서 미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FRB가 추가적인 금리인상의 시기와 범위를 규정하는 데 있어 ‘성장지표’를 고려할 것이라고 처음 언급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월 회의에서는 ‘경제전망의 전개양상’에 따라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6월 회의에서는 ‘물가와 경제성장 등 두 가지 전망’에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인상 종결 임박=금융시장은 FRB가 조만간 금리인상을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과 위원들이 잇따라 매파적(hawkish)인 발언을 쏟아냈고 물가지표도 불안한 양상을 보이면서 일부에서는 6월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FRB는 강공책을 피해갔다. 통화정책 문구도 금융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FRB는 과거 ‘다소의(some) 추가적인 정책 다지기가 필요할 수 있다’로 표현했던 부분을 ‘필요할 수도 있는(any) 추가적인 정책 다지기는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에 달려 있을 것’으로 고쳤다. 이전에는 ‘Some’이라는 긍정적인 수식어로 통화긴축이 있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담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불확실한 ‘Any’라는 표현을 사용, 금리인상의 톤이 다소 약화되었음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향후 물가와 성장지표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FRB가 오는 8월에 한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한 후 금리인상 행진을 멈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반영됐던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68%로 지난주의 93%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에 반영됐던 78%에 비해서도 10%포인트나 낮아졌다. 하지만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FRB의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가 1ㆍ4분기 5.6%에 이어 5%대의 성장을 이어갈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가중될 수 있어 FRB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6%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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