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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 퇴진요구·농성 초읽기/한은 노조
입력1997-06-16 00:00:00
수정
1997.06.16 00:00:00
이형주 기자
◎정부 「금융감독 통합안」 거센 반발/“일방통합 전문성 저해… 강력대처”보감원/“금융산업 일괄감독 부작용 더 클것”증감원정부의 금융감독기능 통합방안이 막판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추진 여부가 주목된다. 은행 증권 보험 등 3개 감독기관 노조들이 공동파업론까지 제기하며 반대의사를 공식화하고 나선데다 한국은행 노조는 총재퇴진 운동까지 벌이겠다는 강경입장이다.
○…한국은행 노조는 정부가 내놓을 금융감독 개편안에 대해 반발, 이경식 총재 퇴진운동은 물론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타협안으로 내놓은 검사요구권과 합동검사권 부여는 전혀 실효성이 없는 제도로 한은에서 검사권을 분리시키기 위한 편법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은의 조사역·행원 60여명은 지난 14일 낮 모임을 갖고 언론에 보도된 금융감독기구 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진위파악에 나서는 한편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
한은 노조는 오는 16일 정부 발표에서 검사기능 분리가 확정될 경우 곧바로 농성에 돌입한다는 방침아래 14일 하오부터 한은 정문앞 마당에 간이 천막을 치고 농성 준비에 들어갔다.
○…한국은행 임원들도 정부의 금융개혁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한은 최연종 부총재와 은행감독원 강신경 부원장등 임원진은 15일 상오 2시간여동안 강남지점에서 긴급 회동, 은감원의 기능 대부분을 신설되는 금융감독원에 넘기도록 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 16일 강경식 부총리겸 재경원장관의 기자회견에 이경식 총재가 참석하지 말도록 건의키로 했다.
그러나 임원들은 한은과 재정경제원의 대립이 국민들에게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는 점을 감안, 노조와 직원들에 과격한 행동을 자제토록 당부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14일 제주도로 출장을 떠났던 이총재는 이날 상오 귀경했으나 임원들의 긴급회동 소식을 듣고 다시 주말농장에 간다며 집을 비웠다.
○…이종남 증권감독원부원장은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금융감독기관의 통합 문제와 관련, 지난 14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증권, 은행, 보험 등 3개 금융산업의 거래방식과 상품성격 등이 워낙 차별화돼 감독체제를 통합할 경우 상당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강하게 우려를 표명했다.
이부원장은 이 자리에서 『오히려 현재의 감독체제 아래 금융감독체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감독기관간 업무협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증권감독원의 23개 부서장은 이부원장의 간담회에 앞서 이날 상오 긴급회의를 갖고 금융감독기관이 통합할 경우 ▲3개 감독기관의 상이한 급여체계 ▲직급별 연령 및 근속년수 차이 등으로 갈등과 불만이 표면화돼 업무수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통합에 반대한다는 공식입장을 정리했다.
○…보험감독원은 『전세계에서 금융감독기관을 통합한 나라는 사회보장제도가 발달한 노르웨이 등 3개국에 불과하다』며 금개위의 금융감독기능 통합방안이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강조.
보감원관계자는 『보험의 경우 타 금융권과 달리 사회보장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지적, 『이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감독기능을 통합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만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
노동조합도 자체성명을 통해 『보험은 대수의 법칙 등 복잡한 수리계산으로 보험료를 산정함에 따라 고도의 기술과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라며 금개위의 일방적인 감독기능 통합방침에 강력 대처할 것임을 천명.<김형기·이종석·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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