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체 불황 탈출 '청신호' 美 반덤핑 예비조사서 무혐의 판정에 수출 회복세中·印尼업체는 48% 관세율 받아 '반사익'내수가격 인상론도 고개… "실적 개선 기대" 한기석 기자 hanks@sed.co.kr 한솔제지ㆍ무림페이퍼ㆍ한국제지 등 국내 주요 제지업체들이 미국 수출 확대와 내수가 인상 계획 등으로 하반기에 청신호가 켜졌다. 23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미국의 반덤핑 제소 이후 급격하게 줄어들었던 미국 수출이 지난 6월을 기점으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한솔 등 3대 국내 업체들이 미국의 반덤핑 예비조사에서 무혐의 판정을 받은 반면 중국ㆍ인도네시아 업체들이 최고 48%의 관세율을 부과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매년 자국의 공급량이 부족해 수입에 의지하고 있는데 중국ㆍ인도네시아 업체들이 고관세로 수출을 포기하면서 한국 업체들로서는 수출시장이 대폭 확대됐다. 무림페이퍼의 인쇄용지 미국 수출은 지난해 3ㆍ4분기에 3만9,000톤이었으나 4ㆍ4분기와 올 1ㆍ4분기 각각 2만3,000톤, 2만6,000톤으로 급격히 줄었다. 이후 2ㆍ4분기에 3만7,000톤을 기록하면서 과거 수출량을 거의 회복했다. 무림은 수출물량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최근 월 수출계획 물량을 1만8,000톤까지 끌어올렸다. 또 한솔제지도 매달 1만톤 이하이던 미국 수출 물량이 7월 들어 1만1,000톤으로 증가했으며 한국제지도 6월부터 회복세로 돌아섰다. 수출가격도 중국ㆍ인도네시아 등의 저가 수출이 중단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 업체들의 기존 수출가격은 톤당 1,000달러 미만이었으나 최근 들어 1,100달러까지 회복됐으며 당분간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이번 반덤핑 판정의 유효기간이 5년이어서 최소 5년 동안은 미국 시장에서 저가 공급이 불가능하다”며 “그만큼 수출물량도 늘고 가격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 시장도 공급이 타이트해져 가격 인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 2003년 이후 국내시장은 공급 초과로 인쇄용지 가격이 평균 15%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내수용 인쇄용지를 미국 수출로 돌리고 있는데다 일부 업체들의 공장 가동 중단 등 구조조정으로 초과 공급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내수가격 인상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제지업계는 내수가격 인상계획을 검토하며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가격은 제지업체들이 올리고 이를 유통업체가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최근의 타이트해진 공급을 감안할 때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제지업체들의 판단이다. 제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지업체들의 성수기가 추석 전부터 시작되는데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도 있기 때문에 내수와 수출 모두 환경이 우호적”이라며 “지난 수년간 지속돼온 불황을 끝내고 올 하반기부터 실적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력시간 : 2007/08/2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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