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국채 3년물의 금리는 기준금리(2.75%)보다 낮은 2.74%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2.71%까지 하락한 데 이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간 것이다. 국채 1년물 역시 최근 1년 사이 가장 낮은 금리 수준인 2.72%까지 떨어질 정도로 투자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국채시장이 연초부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 11일 열리는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하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설사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않더라도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내내 채권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하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3%로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방어가 시급한 상황이며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서며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권한욱 교보증권 연구원은 “내수 경기 방어와 가계부채 부담 완화 등에 대한 대응책 등으로 올 상반기에 2차례 가량 금리인하가 예상된다”며 “기준금리가 인하의 영향으로 지표물인 국채 3년물의 금리는 상반기에 2.3~2.55% 정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환율 방어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1,061원까지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1,070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1년 8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환율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당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환율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원화 공급이 늘어나고 외국 투자자의 수요가 감소해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른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이 양적완화를 시행하면서 원화절상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졌다”며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원ㆍ달러 환율 하락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달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않더라도 채권시장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져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수요도 풍부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외국인은 지난 3일 국채선물 시장에서 하루 기준 역대 2번째로 큰 규모인 2만461계약을 순매수하는 등 올 들어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오창섭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순매수를 하는 이유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으로 보인다”며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이달 인하하지 않더라도 상반기 내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발생하며 채권시장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임보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의 재정절벽 타결로 불확실성이 제거됐지만 선진국의 재정감축과 저성장 흐름은 이어져 채권시장을 둘러싼 대외여건이 나쁘지 않다”며 “외국인의 원화 채권 매수세가 계속 이어지는 등 수급 여건도 우호적이어서 채권시장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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