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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위기’ 잇단 신호] 월街, 한국채권 매입 꺼려

북한이 10일 동해상에서 미사일 시험을 재실시했다는 소식은 일본 닛케이 지수를 한때 8,000 포인트 아래로 떨어뜨리는등 동아시아를 시작으로 국제금융시장을 연쇄적으로 긴장시켰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시간을 다투고 있는 가운데 북한 핵 이슈가 동시에 국제금융시장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뉴욕 월가에 도는 시나리오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시점에 북한이 영변 핵발전소를 가동, 재처리에 돌입할 것이라는 가정이다. 북한의 핵 재처리는 국제사회가 규정하는 금지의 선(red line)을 넘어서는 것이다. 뉴욕 월가의 기관투자자들은 최근 정세분석가(political consultant)를 고용,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정보와 분석은 최근 북한에 대한 불안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미 행정부 강경파들이 북한 영변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 ▲북한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망명을 주선했다는 루머 ▲미국이 중국에 북한의 부분적 핵 보유를 시사했다는 설 ▲북한 전투기가 미군 정찰기를 나포, 인질로 삼으려 했다는 정보등이다.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한반도에 전쟁이 없을 것이라는 한국 정부의 코멘트를 한쪽 귀로 흘리고, 미확인 정보에 매달려 한국물을 기피하고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전쟁 가능성이 1%에 불과해도 시장에서 판단하는 리스크는 엄청나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국제시장에서 한국물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선 직후 북한의 핵확산 금지조약(NPT) 탈퇴가 미국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을때도 외평채 가산금리는 0.1~0.2% 포인트의 안정된 변동폭을 유지했으나, 최근엔 2~3개월전보다 0.5~0.6% 포인트 높아졌다. 외평채를 비롯, 외환위기때 발행했던 각종 해외채권들의 차환발행이 쏟아져 나오는 시점에서 국제시장에서 한국물이 외면당할 경우 해외자금 조달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뉴욕 월가에서는 그동안 한국을 안전한 투자국으로 분류됐으나, 최근들어 `덜 안전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다우존스 뉴스에 따르면 이머징마켓 펀드들은 한국, 터키,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불안한 나라를 피해 중국, 러시아,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자본을 이동시키고 있다. 월가 분석가들은 한국이 원유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므로, 이라크 전쟁으로 유가 폭등 시 한국 기업들의 수익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해외 투자가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대선후 신정부 신정부 출범까지 2개월의 공백이 컸고, 정부 출범후에도 장단기 거시 정책의 마스터플랜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계경제가 악화하고 국제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데도 한국 정부가 자만에 빠져있거나,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국제금융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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