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인사 태풍이 은행권을 강타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이달 중순 올해 4월 임명된 부행장 3명을 전격적으로 교체하면서 부행장 4명을 새로 임명했다. 신한금융그룹도 지난 20일 신한은행 부행장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5명의 임원을 교체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조만간 임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최근 노조측에 불가피한 소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외부 출신 부행장은 내부 출신으로 바꾸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내년 초 대규모 임원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은행 부행장은 모두 15명이며 이 가운데 8명이 외부 출신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최근 자리를 바꾸기로 결정된 이성규 신임 부행장을 제외한 부행장 6명 모두 이달 말 임기가 끝난다. 하지만 내년 3월 김종열 행장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 임원 인사가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김 행장의 유임 여부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같은 동지상고 출신인 최원병 중앙회장이 선출됨에 따라 신년 초 조직개편과 함께 임원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기업은행도 윤용로 신임 행장의 업무 파악이 끝나는 대로 내년 초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 키워드는 ‘영업력 강화’=최근 단행된 은행권 임원인사는 ‘영업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내년부터 새로운 은행 자본 적정성 평가 기준인 바젤2가 시행됨에 따라 영업 및 리스크 관리 능력이 인사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량고객 확보와 수익극대화를 통한 영업력 강화를 위해 영업력이 탁월한 영업본부장과 지점장을 부행장과 단장, 본부장에 발탁했다”며 “금융시장의 환경 급변에 따른 리스크 증대에 대응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코드 맞추기’ 인사도 이뤄져=최근 단행된 은행 임원 인사에서도 정부와의 ‘코드 맞추기’ 행태가 드러났다. 신한은행은 이번 임원 인사에서 임기가 만료된 6명의 부행장 가운데 이휴원 부행장만 1년간 중임 발령을 냈다. 이 부행장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마찬가지로 경북 포항 출신에다 동지상고를 졸업했다. 새 농협중앙회장에 선출된 최원병 중앙회장도 동지상고 출신으로 농협 신용부문 인사에 상당수 동지상고 출신들의 약진이 기대되고 있다. 반면 우리은행은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인 선환규 부행장을 비롯한 3명의 부행장을 퇴직시켰다. 반면 이번에 새로이 임명된 4명 임원 가운데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이창식 부행장이 포함됐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권 인사에서 고려대 또는 동지상고 출신들의 약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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