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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상생의 성희

동양에 전해 내려오는 전통 지식들 가운데는 현대과학이나 현대인의 지식수준에서 봐도 놀랄만한 것들이 많다. 인도의 고대 성전(性展) `카마수트라`는 인간의 섹스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지혜를 담고 있다. 남자는 공격적이고 여자는 수동적이라는 등의 전통적 인습을 전제로 하고 있어 현대인의 의식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 설명된 온갖 성희의 방법들은 꼭 남존여비 같은 고리타분한 의식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 이 책의 한 부분은 섹스 체위를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단순히 어떤 체위는 어떤 즐거움을 주고 어떤 체위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를 고정된 시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체형이나 체격조건에 따라 어떤 체위가 알맞은가 하는 식으로 분석까지 해준다. `카마수트라`는 남녀의 크기를 각기 세 등급으로 나누고 또 각각의 형태나 각도를 분석했다. 남자의 무기는 크기에 따라 말(아슈바), 황소(부리샤), 토끼(샤샤)로 구분했고 여성의 성기는 코끼리(하스티니), 말(바다바), 사슴(므리기)로 삼등분했다. 뒤에는 인도 주변의 많은 종족 가운데 어느 종족이 주로 어떤 단계의 크기에 해당하는가 설명까지 곁들였다. 다음에 각기 다른 등급 크기의 남녀가 만났을 때 그 즐거움의 차이를 논하여 수말과 암코끼리, 황소와 암말, 숫토끼와 암사슴 등 같은 등급끼리의 접촉이 가장 적당하다고도 설명한다. 그러나 크기가 어긋난다고 해서 교접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이런 조건일 때는 그에 맞는 체위를 선택해 즐거움의 크기를 높일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암코끼리는 말이나 토끼를 만났을 때 다리를 오므려 크기를 작게 하고, 암사슴이 말이나 황소를 만났을 때는 다리를 벌려 연꽃같이 피어 오르는 자세를 하는 것이 좋다. 이 경전이 주는 최대의 철학은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에게 맞추도록 노력하라는 것이다. 상대의 느낌을 배려한다는 원칙에 충실하다면 굳이 배우지 않고도 다양한 기술들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다. <^이은주(대화당한의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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