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국회 비준을 논의하는 기구로 10월 중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은 7일 '2+2' 회동을 하고 한중 FTA 논의기구 구성에 대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이 끝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 손을 들어줬다. 특위로 구성되면 특위 내 의결과 본회의 의결 등 절차가 복잡해 국회비준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여당의 입장이 반영된 셈이다. 단 새누리당은 한중 FTA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농어민 보상 대책 등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에 오는 10월 중으로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야당 의견을 받아들여 '협의체 9월 가동'을 주장하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여야가 협의체 설치에 합의했지만 △무역이득공유제 등 농·어업 종사자들을 위한 보상대책 마련 방법 △중국불법어업 방지조약과 황사 등 환경문제에 대한 FTA 추가협상 여부에 대해 이견이 커 국회 비준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무역이득공유제 도입 부분이다. 여야 모두 한중 FTA 체결로 인한 농·어민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무역이득을 공유한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이를 법제화할지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연은 무역이득공유제를 법제화해 FTA로 이익을 본 기업이 농·어업 피해보상금액을 농어업특별세 등 세금으로 부과하는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FTA로 이득을 본 기업을 계량적으로 산출할 수 없다며 기업이 자율적으로 기금을 마련하는 방식을 제안하며 맞서고 있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야당이 무역이득공유제 법제화를 주장하지만 한중 FTA로 인한 각 산업별 손익을 산출하기 어렵다"며 "농어촌특별세 부과는 이중과세로 FTA 협정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자율적인 결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새정연은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철폐 대상 포함촉구, 불법어업방지조약 합의, 황사 문제 등 환경문제에 대한 양국 공동대응 촉구 등 이미 한중 정상이 서명한 한중 FTA에 대해 재협상을 촉구한다는 방침이어서 국정 감사 기간 이를 둘러싼 여야 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 정책위의장은 "이미 양국이 사인했고 양국 정부의 입장이 있는 만큼 국회차원의 재협상 촉구는 없을 것"이라고 일축해 야당의 주장이 관철될 가능성은 적다.
야당이 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이유 중 하나인 한국산 김치의 중국수출 허용 문제에 대해 김 정책위의장은 "리커창 중국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한국산 김치 중국 수출에 대해 곧 좋은 소식을 주기로 했다"며 "단 이 문제가 FTA에 포함될지, 따로 양국이 합의해야 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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