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를 넘어 드림 어닝(Dream earning) 수준이다.” 3ㆍ4분기 삼성전자의 경영성적표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부사장)은 이같이 표현했다. 사상 최대 분기 매출,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분기 영업이익 2조원대 회복 등등. 초라한 경영실적으로 우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석달 전과는 완연하게 다르다. ‘삼성전자의 귀환’의 가장 큰 배경은 반도체 부문의 건재. 주 부사장은 “모바일 D램과 그래픽 DDR, S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렸다”며 “80나노(6F스퀘어)와 68나노 제품 비중을 전체 생산량의 60%로까지 확대하는 등 제품 구성을 차별화하는 동시에 원가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실적개선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D램 반도체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가격이 60% 이상 급락하며 극도로 불안한 모습이었다. 지난 2ㆍ4분기에는 영업이익 3,300억원에 그쳐 삼성전자의 총 영업이익을 1조원 미만인 9,100억원으로 끌어내리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었다. 이처럼 반도체 부문 호전이 가시화되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8월 반도체 정전사고의 후유증을 효과적으로 극복해낸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ㆍ4분기 실적으로 얘기하겠다고 밝힌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의 약속이 실현된 셈”이라며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는 우려가 불식됐다”고 지적했다. 사업 포트폴리오의 또 다른 주축인 휴대폰 역시 한몫을 톡톡히 해냈다. 2ㆍ4분기에는 보급형 휴대전화 매출확대 전략 때문에 수익성이 낮아져 영업이익은 3,50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3ㆍ4분기에는 울트라에디션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증가 등에 힘입어 분기 사상 처음으로 5조800억원의 매출에 전 분기 대비 67% 증가한 5,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판매량도 분기 사상 최다인 4,260만대에 달해 누적 판매량이 이미 지난해 총판매량인 1억1,400만대를 넘어선 1억1,500만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 약진에 대해 “신흥시장 저가폰 판로 확대와 수익개선의 기반을 전 분기에 확실하게 확보했다”며 “평균 판매가격이 151달러(2ㆍ4분기 148달러)로 올랐고 영업이익률도 4%포인트 증가한 12%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LCD 분야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LCD 가격이 회복되면서 6,700억원(2ㆍ4분기 2,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8월 8세대 라인이 본격 가동되면서 감가상각비용 부담이 발생했지만 너끈히 이를 극복해내는 강한 체질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다만 TV 등 디지털미디어 분야와 생활가전은 본사 기준으로 보면 모두 영업적자를 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분야 제품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생산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결기준을 적용한 실적이 유효하다”며 “디지털미디어 분야는 연결기준으로 2,400억원, 생활가전은 40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주 부사장은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며 “4ㆍ4분기에는 크리스마스 특수 등 본격적인 성수기가 이어져 메모리ㆍ휴대폰ㆍLCDㆍTV 등 주력 제품에 대한 견고한 수요 증가세가 기대되는 만큼 실적 성장세를 지속시켜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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