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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개통 1년 '절반의 성공'
입력2005-04-01 13:12:14
수정
2005.04.01 13:12:14
우리 나라가 세계에서 5번째로 고속철도를 개통한 지 꼭 1년이 됐다. 서울-부산 간을 2시간대로 단축한 고속철도(KTX)의 `속도 혁명'은 산업과 문화, 관광 등의 분야에서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면서 우리 나라의 생활양식 전반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KTX는 개통 140일 만에 이용객 1천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달 말까지 2천700만명을 실어 나르며 우리 나라에 `철도 르네상스 시대'를 활짝 열었다. 삼성전자 LCD공장이 들어서는 천안아산역 배후도시에는 2010년까지20조원이 투입돼 인구 10만명의 신규 이주가 예상되는 등 KTX 주변에 사람은 물론이고 산업과 경제활동도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종전에는 최소한 1박2일은 걸렸던 서울에서 대구, 부산, 목포 등지의 출장이 당일치기로 바뀌어 정부 부처와 기업들의 업무 효율이 크게 높아졌고 천안아산역은 서울역에서 30분 거리밖에 안돼 `서울특별시 천안구'와 `서울특별시 아산구'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서울 안방에서 남해안의 싱싱한 회를 잡은 그날로 즐기게 됐고 직장이멀리 떨어져 주말에나 얼굴을 맞댈 수 있었던 `주말 부부'가 한 집에 살면서 출퇴근하는 `평일 부부'로 변신한 것도 KTX 덕분에 등장한 새로운 풍속도다.
그 뿐만 아니라 KTX 연계 관광상품이 80개나 쏟아져 나오고 한류를 타고 입국한 동남아 관광객들이 KTX로 부산과 목포 등지를 방문하는 등 문화관광면에서도 KTX의 역동적인 활약이돋보이고 있다. 아울러 연내에 남북철도 연결이 성사되면 머잖아 중국횡단철도(TCR)나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도 연계돼 세계로 뻗어가는 우리의 국운을 상징하게 될것이다.
그러나 기대가 컸던 만큼 미진함도 없지 않아 아직까지는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의 경우 하루 평균 이용객 7만4천명에 영업수입 21억여원으로 애초에 예상했던 15만5천명, 46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바람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올 들어 하루 평균 8만2천명, 24억원으로 개선됐고 앞으로 경기 회복과 함께 더 나아진다지만 대구 이남과 호남선 구간의 고속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추가 승객 유인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정시도착률은 98.9%로 다른 나라 고속철도들에 비해 조기에 안정됐다고 하나 이를 99%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서도 전 구간의 고속화는 필수적이다. 역방향 좌석과 좌석 간의 좁은 간격 등 개통 당시부터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들과 함께 고속 주행시 터널 안에서 떨리고 일부 구간에서는 승차감이 떨어지는 등의 기술적 결함들도 하루 빨리 시정돼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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