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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정부 사전교감?

금감위 "DBS 자격 문제있다" 발표 다음날 결정<br>론스타, 외환銀매각 우선협상자에 국민銀선정 배경 뒷얘기<br>론스타측 21일 국민銀에만 우선협상자 선정 사실 알려<br>"각본대로 움직이는것 같다" 시민단체선 의혹의 눈초리

지난 20일 저녁 김기홍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이 어느 모임에서 전화를 받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국민은행에서 외환은행 인수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긴급한 일이 발생했다고 양해를 구한뒤 자리를 떴다. 그 순간 김 수석부행장의 얼굴에는 희색이 감돌았고, 무언가 자신감에 가득차 있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무렵 하나금융지주에서 외환은행 인수전을 지휘하는 김병호 상무도 “싱가포르의 DBS가 사실상 제외된 것같다”며 국민은행과 마지막 한판 승부를 할 각오를 다졌다. 다음날인 21일 오전 10시 박대동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 1국장이 예정된 기자회견장에 나오면서 “별도로 준비한 자료는 없지만,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세요”라며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질문을 유도했다. 가뜩이나 벼르던 금감위 출입기자들이 DBS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 국민은행 인수시 공정거래법 저촉문제등을 물어보았다. 외환은행 매각건의 주무 감독당국자인 박 국장은 DBS에 문제가 있다고 분명히 말하면서 금감위의 업무가 아닌 공정거래법상 위반 여부를 사견을 전제로 밝혔다. 당연히 주무부서인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발이 나왔다. 하지만 금융분야에 관한한 최고의 감독당국이 부처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은행의 공정거래법상 문제점이 없다고 함으로써 정부 차원에서 국민은행 밀어주기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사실이다. 외환은행의 매각작업은 지난 15일 외환은행의 대주주 론스타의 2인자인 엘리스 쇼트 부회장이 방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검찰이 2004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세금 탈세ㆍ탈루에 대해서도 국세청의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된 시점이었다. 이에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을 서둘러야 했다. 여기서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마직막까지 한국정부와의 교감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암시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지난 21일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도 아니고 금융감독위원회의 은행감독국장도 아닌 정책1국장이 외환은행 인수전의 최대 관심사였던 국민은행의 독과점 문제와 DBS의 최대주주 문제를 속시원히 해결해 줬다”며 “이어 금감위 발표 이튿날인 22일 론스타측이 국민은행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이미 정부와 교감이 형성돼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에 론스타측은 21일 국민은행측에 우선협상자 선정 소식을 알렸고, 하나은행에는 그런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서둘러 인수자금을 만들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외환은행 매각에서 국민은행 밀어주기 의혹이 제기되자,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22일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DBS가 인수하는 경우에 대해 각각 찬반양론이 있다”면서 “선택은 시장이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국민은행이 인수할 경우 1인으로 하든지, 3인으로 하든지간에 시장점유율이 50%가 안된다고 하더라”며 “그래도 공정거래위원회에 우리가 모르는 기준이 있다면 어쩔 수 없으며 공정위가 결정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상조 첨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겸 한성대 교수는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정부가 이미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며 “금감위가 지난 21일 국민은행과 DBS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힌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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