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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DPA·휴대인터넷, 차세대 통신 주도권 경쟁

내년 3~4월 상용서비스 돌입…콘텐츠확보 사활<BR>● HSDPA<BR>데이터 속도강화 이통기술 시속 250㎞서도 고속 다운로드<BR>● 휴대인터넷<BR>이동성 담보 초고속 무선인터넷 KT 월 3만~4만원 정액제 검토



차세대 통신서비스의 쌍두마차로 꼽히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이동통신의 맞대결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서비스는 오는 11월 부산 APEC 행사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을 상대로 공식 데뷔 무대를 가진 뒤 내년 3~4월께 상용 서비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격돌할 예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양쪽 모두 장ㆍ단점이 있어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닮은 꼴의 배다른 형제= 와이브로와 HSDPA는 차량을 타고 빠르게 이동하면서도 자유롭게 고속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닮은 꼴 서비스다. 휴대용 단말기로 동영상ㆍ음악ㆍ게임ㆍ만화 등 대용량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즐길 있다. 그러나 출생의 뿌리는 서로 다르다. 와이브로는 ‘네스팟’과 같은 무선 초고속인터넷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날개’를 달았다. 이동 중에도 통신이 가능하지만 뿌리는 이동통신이 아닌 광대역(브로드밴드) 인터넷이라고 봐야 한다. 반면 HSDPA는 이동통신의 핏줄을 이어받았다. 음성통화 수단이면서도 데이터 전송의 기능을 점차 강화해온 CDMA 등 기존 이동통신기술의 적자(嫡子)가 바로 HSDPA다. ◇속도ㆍ단말기ㆍ요금 엇비슷해= 현 시점에서 와이브로의 최고 전송속도는 약 20Mbps 정도다. 최적의 접속 환경이라면 5MB 용량의 MP3 음악 1곡을 불과 2~3초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HSDPA는 와이브로의 70% 정도인 14Mbps까지 나온다. 이 정도 차이라면 이용자가 체감하기는 어렵다. 다만 HSDPA는 최고시속 250km로 주행할 때도 끊김 없는 접속이 가능한 데 반해 와이브로는 시속 120km가 한계다. KTX를 타지 않는 한 국내 도로에서는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단말기 역시 겉으로 봐서는 구분하기가 힘들다. 와이브로는 노트북, PDA, 스마트폰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와이브로 스마트폰과 HSDPA폰, 일반 휴대폰은 크기나 무게, 디자인 면에서 대동소이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와이브로는 아직까지 한국형 표준이어서, 세계 표준인 HSDPA보다는 단말기 경쟁력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이용요금도 큰 차이가 없어 소비자들의 선택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와이브로 사업자인 KT는 3만~4만원 정도의 정액 요금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만원대 기본료를 내고 일정량 이상의 인터넷을 이용하면 추가 요금을 내는 부분 정액제도 고려 대상이다. HSDPA를 서비스할 SK텔레콤과 KTF는 월 1만~2만원 사이의 정액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고속 데이터 서비스인 준(June)ㆍ핌(Fimm)의 무제한 요금제는 2만4,000~2만6,000원 수준. 이보다 한결 저렴해야 HSDPA가 쉽게 확산될 수 있다는 게 이동통신사들의 생각이다. ◇승부는 서비스 내용에서 갈릴 듯= 소비자들의 주요 선택기준이 되는 속도ㆍ단말기ㆍ요금에 큰 차이가 없다면 승부의 초점은 서비스 내용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속도가 빠르고 편리해도 원하는 콘텐츠를 적정 가격에 이용할 수 없다면 외면당하기 쉽다. 이 때문에 KTㆍKTF와 SK텔레콤은 소비자 입맛에 맞는 각종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콘텐츠 뿐 아니라 사업자들이 인터넷망을 어느 정도나 개방할 지도 관건이다. HSDPA는 기존 휴대폰 무선인터넷의 폐쇄적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기는 힘들 전망이다. 이동통신사가 강력한 콘텐츠 수급 권한을 쥐게 되면 소비자의 자유로운 이용은 그만큼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와이브로는 HSDPA보다 상대적으로 개방된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유선인터넷 만큼은 아니지만 PDA처럼 와이브로를 위한 작은 화면의 인터넷 사이트들이 다수 생겨날 수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와이브로의 ‘인터넷전화(VoIP)’ 도입 여부다. 와이브로 단말기로 언제 어디서든 값싼 인터넷전화를 쓸 수 있게 되면 이동통신 기반의 HSDPA는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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