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적자 전환 '경계령'

12월 결산법인의 정기보고서 제출이 16일 마감되는 가운데 별도의 공정공시 없이 반기보고서를 통해 적자전환 사실을 `고백'하는 코스닥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3시 장 마감 이후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코스닥상장사는 모두 171개사에 달한다. 또 주말인 13일에도 70건의 반기보고서가 제출됐다.

이 가운데 한국토지신탁과 시그마컴, 블루코드 3개사만 공정공시를 통해 적자전환 사실을 스스로 밝혔을 뿐만 나머지 17개 기업은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손익계산서를 열어봐야 적자전환 사실을 알 수 있다.

반기보고서상 적자전환 기업은 케이디이컴, 유아원엔터, 유니와이드, 싸이더스,이비티네트, 현대이미지, 기산텔레콤. 태화일렉트론, 영실업, 이오리스, 코미팜, 에프와이디, 소프텔레웨어, 야호, 빛과전자, 이화전기, 한국와콤전자 등이다.

코미팜이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3억7천254만원 흑자에서 올상반기 7억5천291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인 코미팜은 시가총액13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북송전 수혜주로 꼽히는 이화전기도 작년 상반기 23억1천311만원 흑자에서 올상반기 23억5천373만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반기보고서에 기재돼 있다.

이화전기 주가는 지난달부터 코스닥시장에서 북한 테마 열풍이 불면서 100% 가까이 급등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이 나빠진 코스닥기업 가운데 정기보고서 제출 시한에 임박해 실적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휴일을 앞두고 장 마감 이후 반기보고서만 제출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어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국내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연간실적뿐만 아니라 분기실적 혹은 반기실적을 보고할 때도 적자전환 기업은 별도로 공시하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규정은 연간실적을 보고할 때만 흑자나 적자가 30% 이상 확대됐거나 흑자전환 또는 적자전환됐을 경우 별도로 공시하게 돼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