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한국 팬들이 계신 고국의 무대는 다른 공연보다 더 흥분되고 떨립니다.” 국립발레단이 마련한 ‘스페셜 발레 갈라’(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1/4~5)에 초청된 강수진(39)과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인 마뉴엘 레그리 등 갈라 무대에 서는 무용수들이 3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는 그녀는 무용수로서 전성기를 넘어선 듯 하지만 발레에 대한 열정만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나이 드는 것이 정말 좋아요.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인생의 참 맛을 느낄 수 있게 된다는 의미죠”라면서 “몸이 따라갈 수 있을 때까지 춤을 출 겁니다. 발레리나로 45살까지는 좋은 나이죠. 그 이후도 몸 관리를 꾸준히 해서 계속 활동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85년 로잔 콩쿠르에서 동양인으로 최초 입상한 강수진은 뛰어난 감성표현과 연기력 그리고 우아한 자세로 세계 무용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96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프라마 발레리나로 승급하며 오네긴에서 티티아나로 출연, 역사상 최고의 티티아나로 연론의 극찬을 받았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묻는 질문에 그는 “드라마틱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오네긴과 카밀리아 레이디”라며 “오네긴의 주인공 티티아나는 인생의 갈등에 맞서는 여인이라면, 카밀리아 레이디의 마가레트는 슬픔을 짜내는 듯한 느낌이 마음에 와 닿아요”라며 작품의 주인공을 비교했다. 강수진과 처음 호흡을 맞추는 마뉴엘 레그리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프랑스발레계를 대표하는 무용수다. 러시아 발레와 프랑스 발레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그는 “러시아발레는 팔 동작과 상체부분의 움직임의 정교함이 강점이라면 프랑스 발레는 다리 동작이 더 섬세하다고 할 수 있죠”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번 공연을 위해 바쁜 일정을 쪼개 독일에서 미리 연습을 했다. 그는 20년 전부터 강수진의 명성을 들어왔다며 “꼭 한번 같이 춤추고 싶었는데 이제 소원을 풀었네요. 연습과 무대는 다르기 때문에 공연의 느낌을 말 하기에는 이르지만 연습이 만족스러웠으니까 무대에서도 좋은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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