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기호식품으로 주기적 구매 가능
정부 자금·경영 멘토링 지원 큰 도움
카페인 함량 낮춰 프랜차이즈화 목표
김지훈(40) 마이빈스 대표는 10년 동안 KT와 SK텔레콤 마케팅 부서와 신사업부에서 일하다 더 늦기 전에 창업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김 대표는 소셜커머스 다음에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정기구독)커머스'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서브스크립션커머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전통적으로 신문이나 잡지가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기호식품과 생활용품 등으로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온라인 서브스크립션커머스 플랫폼을 갖춘 뒤 더치커피와 제주산 발효커피를 첫 아이템으로 선정하고 지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10년 동안 회사에 다니면서 온오프라인 통합(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와 '라바짜(lavazza)' 카페 사업 등을 한 경험이 있다"며 "회사생활 중 소셜커머스 다음으로 서브스크립션커머스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고 망해도 40대가 되기 전에 꼭 창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그가 커피를 서브스크립션커머스 아이템으로 선정한 것은 대기업의 경우 인력구조상 커피 사업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운데 이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커피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구매가 가능한 아이템이라는 점도 한몫을 했다. 김 대표는 "대기업에서 커피 사업을 할 때 계산을 해보니 직원 한 명당 인건비를 포함해 발생하는 비용은 700만원 이상이었다"라며 "벤처기업은 인건비 등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다 커피는 기호식품으로 주기적으로 구매가 가능한 아이템이라 서브스크립션커머스에 적합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마이빈스는 부드러운 목 넘김이 일품인 커피 맛과 감각적인 포장이 경쟁력이다. 김 대표는 "커피는 원두가 좋고 물이 좋으면 맛의 차이가 크지 않아 우리 커피가 가장 맛있는 커피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평균 수준 이상으로 맛을 유지하고 디자인적 요소를 강조해 선물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마이빈스는 온라인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일반소비자 판매와 제약회사·보험회사 등의 판촉 판매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4억5,000만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올 상반기에만도 3억7,000만원까지 늘었고 연말에는 매출 10억원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창업 3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진작 회사를 접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창업 초기 자본금 5,000만원으로 1년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직장생활 10년 경험이 있어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3기로 입교했을 때 멘토링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라며 "운 좋게 중진공과 기술보증기금에서 시의적절하게 저리로 상당한 자금을 차입할 수 있었고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재무 등 회사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영역을 배울 수 있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보기술(IT) 분야의 멘토단이 100명이라면 식품 분야는 2~3명에 불과해 다양한 분야로 멘토단의 풀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마이빈스의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연구개발(R&D)을 통해 현재 발효커피(생두나 원두 상태에서 누룩을 묻혀 발효한 커피)의 카페인 함량을 더 낮추면서 커피의 향과 맛은 유지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이빈스 커피를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점차 저카페인 등 기능성 커피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마이빈스는 발효커피를 중심으로 시장을 키워나갈 것"이라며 "일반 커피숍에 커피 제품을 공급하는 브랜드 프랜차이즈나 마이빈스 이름을 단 매장형 프랜차이즈 등 두 가지 선택을 놓고 진행상황에 맞춰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