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는 최근 주식 롱쇼트 헤지펀드 3개에 각각 200억원씩 총 6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연기금급 기관인 공제회가 한국형헤지펀드 투자에 나서는 것은 400억원을 집행한 행정공제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자금집행은 이달 말부터 진행될 계획이며 분기마다 수익을 평가해 투자금을 증액한다. 해당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H클럽 Equity Hedge',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스마트Q 오퍼튜니티', 브레인자산운용의 '태백'이다. 삼성H클럽 Equity Hedge는 지난 2011년 12월 설정된 삼성자산운용의 1호 헤지펀드로 설정액이 1,797억원, 누적 수익률은 13.77%다. 미래에셋의 미래에셋맵스스마트Q 오퍼튜니티도 한국형헤지펀드 출범과 함께 지난해 12월 설정된 펀드로 설정액 410억원, 누적수익률 8.79%다. 브레인의 태백은 올 3월 설정된 펀드로 약 3개월 만에 설정액을 2,469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이 펀드의 설정 후 수익률은 1.88%다.
교직원공제회는 기금 규모가 21조원에 달하는데다 추가 자금 집행 가능성이 커 운용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롱쇼트 헤지펀드를 운용 중인 주요 운용사는 대부분 1차 설명회에 참여했으며 2차 설명회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저금리와 주식시장 변동성 심화로 대형 기관들의 투자처 찾기가 난항을 겪으면서 한국형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출범 초 부진한 성과로 외면을 받았지만 올해 들어 운용 노하우가 쌓이며 시장 대비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펀드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미 행정공제회가 올 3월에 400억원을 투자했고 다른 공제회나 보험 등 대형 기관들이 제안서를 요청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주식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은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헤지펀드 투자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한국형의 경우 아직 운용 기간이 짧아 트랙레코드(과거 성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양영식 국민연금 대체투자실 실장은 "아직까지 헤지펀드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투자 상품 승인이 안 났지만 전략수립과 시장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첫 투자는 해외 헤지펀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12월 헤지펀드 투자와 관련해 기금운용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었으나 실무평가위원회에서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혀 안건 상정이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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