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흥국자산운용이 공모형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를 출시한 것을 비롯해 KTB자산운용·유경PSG자산운용(전 드림자산운용)·흥국자산운용·하이자산운용 등이 사모형으로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를 내놓았다. 한국채권투자자문·아셈투자자문·비전투자자문 등도 일임형으로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이들 상품의 총 규모는 약 74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전체 펀드 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채권에 투자하고 30% 이상을 신용등급 BBB+ 이하인 채권이나 코넥스 상장 주식에 투자한다. 투자금액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 말까지 가입하고 펀드 계약기간을 1~3년까지 유지할 경우 채권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최대 41.8%의 종합소득세를 내는 대신 15.4%의 소득세만 내면 된다.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속속 출시되며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BBB급 이하 회사채시장에는 여전히 찬바람만 불고 있다. 동부메탈은 6월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 상환을 위해 320억원 규모 1년 만기 담보사채를 발행한다며 1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는 동부메탈 담보사채 신용등급을 'BBB +(부정적)'으로 제시하며 추가 등급 강등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동부메탈이 신용보강을 위해 강원도 동해시 소재 공장까지 담보로 제시했지만 냉정한 평가를 내린 것이다. 한신평 측은 "동부하이텍을 비롯한 동부그룹 특수관계자가 동사의 지분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그룹 재무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도 앞서 동부메탈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이 떨어지면 기관투자가들이 수요예측에 참여할 가능성이 줄어들고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해당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연초 이후 BBB급 이하 기업 중 AJ네트웍스만 기관 수요예측에서 성공한 상태"라며 "공모주 우선 배정 정책으로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BBB급 이하 회사채가 살아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도입이 곧바로 BBB급 회사채 전체 활성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이경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 추세로 봐서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예상 설정 규모를 고려한다면 BBB+ 이하 채권 매수 여력은 1,800억~2,700억원 내외로 전망되는 데 이는 비우량등급 채권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에는 역부족인 수준"이라며 "현금창출능력이 양호한 소수 기업 위주로만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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