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여성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 대출의 경우 취급 은행이 적은데다 가입 조건이 까다로운 것이 단점이고 보험상품은 다른 상품과 비교할 때 보장범위가 두드러지게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 가운데 여성전용 대출상품을 취급하는 은행은 우리은행과 농협ㆍ대구은행ㆍ외환은행ㆍ부산은행 등 5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 5곳 은행의 대출 자격요건이 까다로워 사실상 일반 가정주부나 여성 자영업자, 중소기업 여직원은 사실상 대출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외환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여성파트너론'은 만 20~60세 여성 고객으로 은행이 정한 우량기업에 다니거나 정부투자기관, 금융기관 직원, 공무원, 교사, 전문직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의 여성전용 대출상품은 지역 여성 기업인에게만 대출해준다. 농협의 여성전용 대출인 '행복일기론' 역시 공무원ㆍ교육기관ㆍ전문직 등에 종사하는 만 25~55세 여성이 주요 고객이다. 이처럼 여성에 대한 은행 대출 문턱이 높다 보니 대출조건에 맞지 않는 대다수의 여성들은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대부업체들은 이 점을 노려 여성고객에게 1% 이상의 우대금리를 주거나 여성전용 상담창구를 만들어 여성고객을 유혹한다. 최근에는 여성에게만 돈을 빌려주는 대부업체까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여성전용 보험상품 역시 일부 보험사를 중심으로 지난해 말부터 출시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임신이나 부인과 질병 등 여성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중점적으로 보장하는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 사고 발생시 신체 및 정신적인 안정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처럼 여성고객을 가정주부, 홈 CEO, 여성사업자, 전문직여성, 여성회사원 등으로 세분화해 시급히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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