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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공동체문화 회복하려면
입력2003-06-11 00:00:00
수정
2003.06.11 00:00:00
이재용 기자
도시문화가 삭막해지고 있지만 일부 지역과 아파트 단지에서 `마을 만들기`라는 운동을 통해 도시 공동체 문화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마을 만들기가 큰 힘을 얻어 공동체 문화를 회복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거주자의 역할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의 계도와 정부의 제도적 지원, 아파트 건설업체들의 단지 배치 개선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주민간의 교류 활성화 등을 통해 공동체 문화가 복원될 경우 삶의 질이 높아지고 범죄율 이나 각종 사고 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 시민단체, 정부, 건설업체들이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공동체 문화가 효과적으로 복원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역할이 중요하고 필수적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공동체 문화회복이 주민 개개인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되기도 하고 주민들이 조직을 구성해 활동을 하는 형태가 전개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용두동의 `꽃길 골목`과 관악 현대아파트와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의 `공용공간 만들기`는 개인과 부녀회라는 조직이 결실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에서는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마을단위 도시계획을 세워나가기 위한 `마을계획 수립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도시들이 있다.
둘째 주민들과 함께 공동체 문화 회복활동에 참여하거나 지원하는 시민단체 또는 외부 전문가의 역할도 중요하다. 금호동 송학마을의 `친환경 마을 만들기`는 오랜 기간 동안 지역활동을 벌인 시민단체의 활동으로 가능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의 지나친 개입으로 오히려 공동체 문화복원 활동이 위축된 경우도 있어 외부 단체의 적정한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시민단체의 주도적인 역할로 시작했던 중계동 주공아파트의 `녹색아파트 만들기`운동이 지속되지 못한 게 이를 말해준다.
서울시정연구개발원 정석 박사는 “주민이나 주민조직의 역량이 한계를 갖고 있을 경우 외부의 지원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의 자생적인 역량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단체의 역할이 지나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셋째 행정의 대응방식 및 지원 역할 또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공동체 문화 회복에 필요한 재정지원이나 제도 개선과 같은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역할도 강조된다. 또 주민들과 직접 접촉하는 일선 실무자들의 유연하고 능동적인 대응방식이나 태도도 중요하다. 자칫 일선 공무원들이 관료적인 모습으로 대응할 경우 주민들의 반발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대부분의 도시들이 `마을 만들기`를 지원하기 위한 행정절차 등을 조례 또는 요강과 같은 제도에 근거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넷째 아파트 배치도 혁신적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에는 일부 신규 분양 아파트가 녹지공간을 많이 만들어 주민들이 서로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민간업체들이 투자효율성만 강조한 나머지 일자형 배치로 일관하거나 주차장과 소규모의 놀이터 이외의 공간을 만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교류를 확대할 수 있도록 놀이터와 녹지공간 등을 보다 확대하고 같은 동에 저소득층과 중상위층이 동시에 거주할 수 있는 배치도 필요하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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