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낸드플래시·D램값 상승반전 수급 호전
가전·디스플레이, 패널값 하락에 연말까지 부진
조선, 수요늘어 시장 호황…수익성 본격 개선
건설, 부동산시장 회복 국면·수주잔액 충분
철강·금속, 中공급과잉 우려 가격 불안정
석유화학, 고유가 따른 원가부담등 악재로
원화강세와 고유가 지속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지면서 낙관론 일색이던 하반기 증시 전망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추가 금리인상 우려, 요동치는 국제 원자재가격 등도 점차 주요한 변수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특히 일부 수출업종에 대해선 하반기 이후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 못지 않게 대외 악재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시장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래도 올 여름 이후에는 상반기보다 기업들의 실적이 어느정도 나아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 하반기 기업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비 15.9%, 상반기에 비해서도 15.8% 늘어나고, 4ㆍ4분기로 갈수록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조선과 건설, 금융, 인터넷 등의 업종에 대해서는 하반기까지도 투자매력도가 높은 것으로 여러 증권사들이 지목하고 있다. 일부 우려 섞인 시각에도 불구,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주력업종 역시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재도약할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이 많다. 반면 고유가 추세로 원가부담이 높아진 석유화학, 국제 원자재가격 급락 속에 하반기 가격전망이 불투명해진 철강 등은 하반기 투자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반도체>
올 상반기 메모리 가격 폭락과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부진했던 반도체 업황이 하반기에는 상당폭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낸드플래시는 3ㆍ4분기 이후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에 채용되면서 수급상황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고, D램산업도 4ㆍ4분기 이후 계절적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본격적인 업황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업종대표주인 삼성전자도 2ㆍ4분기 실적이 저점을 찍고, 3분기 이후엔 업황 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중순 이후 증시 폭락 속에서 전기전자업종이 비교적 낙폭을 줄일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업황 개선 전망때문이라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분기 이후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을 노리고 외국인들이 미리 IT주 매집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하반기 업황을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임홍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이후 실적회복은 본격적인 반도체 호황이 아니라 일년에 한 번씩 있는 낮은 수준에 그칠 전망이며, 반도체 사이클의 기조적인 회복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보수적인 견해를 밝혔다. <가전/디스플레이>
TFT-LCD 가격은 지난해 4분기를 고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 고점대비 15~30% 이상 떨어진 상태. IT 비수기와 맞물려 급속히 떨어진 패널 가격은 올 연말까지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돼, 눈에 띄는 업황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TV용 패널가격은 5월 이후 가격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어, 월드컵 수요 이후에는 본격적인 비수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PDP시장이 공급 초과로 돌아선 점도 가격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PC용 패널의 경우 제품가격이 후발업체 원가수준을 밑돌 정도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강윤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들어 가격하락이 심화되면서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업황을 보일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업종은 연말까지 경기 하강국면을 거쳐 내년부터 서서히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지난 2003년 이후 긴 터널을 지나 온 자동차 내수판매가 올 하반기 이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의 가격인상 움직임과 원가 부담 완화에 힘입어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구입한 지 10년이 지난 차량 운행 비중이 전체의 28.2%에 달하고, 신차 출시가 활성화되면서, 차량교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대우증권은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도 “하반기 국내 자동차 수요는 업체마다 이어지는 신차 출시효과 등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12.4% 성장해 원화강세의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며 “하반기중 예상되는 원ㆍ달러 환율의 상승반전도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고유가 등으로 인해 내수판매를 믿을 수 없다는 보수적인 견해도 제시되고 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수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2분기 고유가로 인한 판매 위축과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를 감안할 때 내수시장은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
상반기에 눈에 띄는 호황을 누린 조선업종 경기는 하반기 이후에도 ‘쾌청’할 전망이다. 세게적인 에너지 소비 증가와 고유가에 따른 대체에너지 수요 증대로 인해 원유 및 천연가스 수요와 함께 탱커와 가스선 등의 선박수요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원유 시추설비 등 해양플랜트 시장도 호황이 지속될 전망인데다, 내년 하반기까지는 조선시장에 공급부족 상태가 이어지면서 선박 가격의 안정적인 상승흐름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2004년 이전의 저가 수주 물량이 대부분 사라지고 조선가 상승과 발맞춰 수주한 선박이 매출로 잡히기 시작해,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익은 올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상승가도를 달릴 것으로 추정된다. 조용준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유증산에 따른 신규 수요로 예년의 두 배 가까운 탱커 발주 증가세가 이어지며 최근 1년 가까이 발주가 줄어든 컨테이너선이나 LNG선 등의 수주도 하반기 이후 전반적으로 회복될 전망”이라며 “상장 조선 5개사의 평균 건조단가도 2009년까지는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건설>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와 함께 5월 폭락장에서 건설주가 과다한 낙폭을 보였지만, 하반기 건설업종은 여전히 탄탄한 발걸음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라 개발사업이 지연되는 등의 부담 요인은 남아있지만, 해외사업이나 국내 틈새시장 등으로 사업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있기 때문에 부동산 규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건설업종은 앞으로 약 3년간의 매출액에 해당되는 수주잔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즈니스모델도 탄탄하다”며 “내수경기 활성화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건설경기의 전망은 밝다”고 분석했다. 이창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건설경기는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지난 1년 9개월간 시장을 선도해온 점이 부담요인이지만, 과거 부동산가격 상승시의 일본이나 멕시코 사례 등을 감안할 때 건설업종이 내년 1분기까지는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강ㆍ금속>
상반기에 고공행진을 벌인 철강가격이 하반기에는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중국의 과잉생산 우려가 지속되면서 중국 내수 철강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도 중국 철강재의 가격경쟁력과 수출 모멘텀을 한층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철강업종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양기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상반기 강세를 보였던 철강 시황은 추세적인 전환이라기보다 봄철 성수기 등과 맞물린 일시적 반등”이라고 분석하고, “중국의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반기 신규 공장이 가동되면 공급과잉이 재부각되면서 세계 철강시황은 약보합에 머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철근 시황은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이다. 건설산업 회복에 힘입어 국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중국 시장에서도 북경올림픽 수요가 4분기부터 일기 시작해 시황이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2월 톤당 40만원을 밑돌던 철근 가격은 현재 46만원에서 4분기에는 48만원대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가격인상에 따른 마진 개선으로 봉형강업체들의 영업실적도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춤한 아연 가격도 하반기에는 초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
일부에서 제기되는 국내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통업종의 업황은 당분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소비회복 추세가 여전히 살아있는 상태에서, 유통업체들의 실적 모멘텀도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남옥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3년간은 한국 유통업의 고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하반기 실적증가로 주가도 강세를 보여 증시에서 유통업의 중요성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황 개선 추이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민간소비 개선 등 경제환경은 유통업에 우호적이지만, 실적 모멘텀은 3분기가 고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4분기부터는 수출업종이 강세로 돌아서면서 업황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도 “소비심리 지표하락에 대한 우려와 작년 2분기 이후 소비반등에 따른 기저효과 약화,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우려됨에 다라 유통업황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
대우증권은 3분기 인터넷업종이 검색광고 단가 인상효과 등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2.5%의 매출증가율과 27.5%의 영업이익 증가율, 54.3%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며 최고의 어닝시즌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간으로도 사상 최대의 외형과 순이익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인터넷 관련시장에서 하반기 최고의 유망분야로 꼽히는 것은 온라인광고 시장. 인터넷매체의 파워가 날로 강화되고 하반기 소비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온라인 광고시장규모의 레벨업이 예상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온라인광고 시장이 올해 31.1%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인터넷산업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자상거래와 온라인게임도 각각 31.7%와 25%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NHN, 인터파크 등 과점적 지위를 확보한 대기업과 나머지 기업들의 격차는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한편 2006년 하반기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서비스 시작되는 시기로 2007년 와이브로 시대를 앞두고 인터넷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석유화학>
석유화학 경기는 최근 들어 출하와 재고 수준이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경기가 상승 추세로 전환됐다고 보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다. 특히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웃돌 정도로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부담을 제품가격으로 충분히 전가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고유가의 하락 조정이 가시화되기 까지는 업황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 석유화학 경기도 작년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안상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세계 경기의 완만한 하락세는 내년까지 이어지다가 2008년 이후 상승추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중동 등에 대한 신증설 물량 부담으로 제품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고유가 지속으로 수익성도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다만 장기적인 경기 하강에도 불구, 하반기는 소사이클 회복으로 상반기보다 업황이 나아질 전망. 대우증권은 석유화학 상위 기업들의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상반기 대비 4.4%와 31.3%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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