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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을 휩쓸며 우리나라와의 격차를 갈수록 벌리고 있다. 중국은 통신장비분야에서 우리나라보다 3배나 많은 수출액을 기록하며 세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신아웃룩(Communications Outlook) 2009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은 아니지만 이번 통계에 처음으로 포함된 중국의 통신장비 수출액은 지난 1997년 26억8,000만달러에서 2007년 845억4,000만달러까지 급증했다. 이는 OECD 회원국 전체 수출액의 3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액(297억9,000만달러)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의 격차도 10년전 불과 2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540억달러 가까이 벌어졌다. 특히 그 동안 저가 공세에 의존했던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까지 갖추면서 3세대(3G)와 4세대(4G) 시장에 진출, 세계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올해를 기준으로 할 경우 중국은 이미 세계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했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다. 한국의 중국산 통신장비 수입액도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96년 2,110만달러에 불과했던 중국산 통신장비 수입액은 이후 급증세를 타 2007년에는 19억7,160억원으로 100배 가까이 증가했다. OECD 국가들의 중국산 통신장비 의존도도 상승해 중국산 통신장비의 OECD회원국으로의 수출액은 지난 10년간 350%나 급증했고, 특히 미국과 독일은 최근 5년간 각각 450%와 375%나 수입을 늘렸다. OECD는 "이전에 중국은 저가 장비 생산업체였지만 이제는 그 단계를 지나 보다 경쟁력을 가진 고가 업체로 변모하고 있다"며 "게다가 많은 OECD 국가들이 자신들의 통신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국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통신관련 시장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유럽 특허국에 등록된 중국의 통신관련 특허건수가 지난 2005년 920개로 미국(2,436건)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352개)에 비해서도 260%나 많은 것이다. 중국의 글로벌 통신시장 장악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2003년 2억7,000만명에서 2007년 5억4,000만명으로 늘어난 것이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가 820만명에서 5,200만명으로 증가하고 도메인수가 연평균 200%씩 급증하고 있는 것 등도 통신시장에서 중국의 입김을 강화시키고 있다. 국내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통신시장에서 중국의 입김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시작단계"라며 "이제 기술력까지 갖춘 거인이 시장을 얼마나 집어삼킬 지 두고 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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