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대기업 유럽 지사에서 주재원으로 일한 적 있는 이 모(42) 씨는 유럽에서 즐겨 마시던 탄산수를 집에서 제조해 마신다. 한국에 온 직후 동네 마트에서 탄산수를 사다 마셨지만 2,500원 가량의 페리에(330ml)를 계속 사마시기엔 부담스러웠다. 그러던 중 이씨는 얼마 전 홈앤쇼핑을 통해 탄산수 제조기인 '소다스트림'을 구입해 직접 탄산수를 만들기 시작한 것. 2만4,000원짜리 실린더 1개로 330ml 탄산수를 242병 가량 만들 수 있어 훨씬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성과 안전성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홈메이드 가전'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사용법이 간편하고 가격대가 10만원 안팎으로 10번 이상만 사용해도 초기 투자비를 뽑을 수 있을 뿐더러 최근 식품 안전성과 웰빙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홈메이드'음식들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생활을 오래한 사람들이 많이 분포한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탄산수 제조기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소다스트림' 수입ㆍ유통사인 밀텍산업은 29일 편의성과 디자인 등을 한 단계 높인 신제품 '소스(source)'를 출시하기로 했다.
10만~50만원대로 가격대가 다양한 소다스트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94%나 상승했다. 올해는 기존에 10개뿐이었던 시럽 종류를 100여가지로 늘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에너지 음료까지 집에서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 동안 홈앤쇼핑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갔던 소다스트림은 올 하반기에는 CJ오쇼핑, 롯데홈쇼핑, GS숍, 현대홈쇼핑 등 모든 홈쇼핑과 계약을 맺었다.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84억원)보다 5배 가량 증가한 400억원으로 정했다.
고열량 식품을 기름 없이 튀겨내는 '에어프라이어'는 최근 저칼로리 열풍을 타고 인기 몰이 중이다. 아래에서 위로 뜨거운 공기를 빠르게 순환시켜 기름 없이 원재료의 지방 성분을 이용해 바삭바삭한 튀김 요리를 만들어 내는 식품 제조기로 지방 함량을 최대 90%까지 낮췄다는 것.
필립스는 2011년 처음 국내에 소개한 에어프라이어가 '대박'을 내자 올 4월 튀김 및 구이 요리는 물론 베이킹 요리도 할 수 있는 베이킹 전용 팬이 추가된 '필립스 뉴 에어프라이어'를 출시해 한 달 만에 목표치를 웃돌았다. 한경희생활과학도 뒤이어 지난해 3월 '에어프라이어'를 처음 선보인 후 지난해 12월 투명창으로 조리 과정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고 국내 판매 제품 가운데 최대인 3.5리터 용량으로 업그레이드한 '에어프라이어 바삭'을 추가로 내놓았다. CJ오쇼핑에서 에어프라이어는 지난해 50억원을 훌쩍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주부 윤제서(39)씨는 "집에서 튀김을 해 먹으니 5,000원도 안되는 재료로도 많은 양의 튀김을 만들 수 있는데다 건강에도 해롭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건과일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식품건조기 '리큅'역시 홈쇼핑 등에서 불티나게 팔리면서 지난달 중순 70만대를 돌파했다. 따뜻한 바람을 만들어 육류, 과일, 채소 등 식재료를 위생적으로 건조시켜 주는 가전 제품으로 비용 부담 없이 천연 간식을 먹이려는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김용성 CJ오쇼핑 생활사업팀 MD는 "웰빙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집에서 직접 건강식을 만들어 먹는 가정이 늘고 있으며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고객들 사이에서 홈메이드 제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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