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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와 디커플링은 기대 어려워"

■ 본지, 월가 코리안데스크 대상 긴급진단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왜 한국물을 팔며 언제 한국 주식을 살 것인가. 본지는 뉴욕 월가에서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코리아데스크’를 비롯한 월가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외국인 투자가들의 한국 주식 매도 원인과 향후 전망 등을 알아보았다. 뉴욕 월가의 코리아 데스크들은 한국물 매도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회피와 대규모 부실처리에 따른 유동성 확보, 최근 몇 년간 주가가 크게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미국증시와 한국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올 상반기까지는 한국 주식의 매도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들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올 상반기는 지나야 한국증시가 글로벌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리안 데스크, 소나기는 피해가자=마이클 하트넷 메릴린치 글로벌 이머징마켓 투자전략가는 “주식은 대표적인 위험자산이며 이머징마켓의 주식위험도는 상대적으로 더 높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 성향은 극단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릴린치가 최근 발표한 이머징마켓 펀드매니저 투자성향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2%에 그쳤던 한국에 대한 비중축소 의견이 2월에는 68%로 두 배 이상 늘어난 반면 비중확대 의견은 36%에서 14%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한국에 대한 급격한 비중축소에 대해 “투자자들은 한국의 수출구조에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침체를 피할 수 없고 이 경우 대미 수출뿐만 아니라 아시아 역내 수출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출둔화 외에 원화 강세,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낮은 성장률도 한국증시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았다. 뉴욕에서 한국 전용펀드를 운용하는 헨리 셔거먼 국제투자자문 대표는 “미국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둔화가 한국물 매도의 가장 큰 요인”이라면서도 “최근 몇 년간 한국 주가가 많이 올라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도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존 프라빈 프루덴셜 수석투자전략가는 커플링(동조화) 현상과 관련, “미국과 한국의 경제성장률 동조화는 점차 약화되고 있으나 주식시장은 사정이 다르다”며 “글로벌 주식시장은 사실상 하나로 묶여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까지는 증시불안 지속=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글로벌 주식 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한국증시가 이제는 바닥’이라는 생각은 다소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하반기에나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금융시장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며 “뉴욕증시가 베어마켓(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기 전에 좀더 빨리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프라빈 전략가는 한국증시 회복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세계증시가 미국증시와 강한 동조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뉴욕증시가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이머징마켓의 변동성은 하반기나 돼야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트넷 전략가도 하반기 회복을 예상했다. 그는 “지난 2004년, 2005년, 2006년 이머징마켓이 폭락했을 때 과거의 고점을 회복하는 데는 평균 5~7개월이 소요됐다”며 “신용경색에 대한 위험이 가라앉기 전까지는 이머징마켓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려는 투자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올 한해 전체적으로 본다면 이머징마켓은 전년 대비 다소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라빈 전략가도 선진국 증시보다는 이머징마켓의 상승여력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 펀더멘털 든든하다=하트넷 전략가는 “한국은 브라질과 중국에 이어 세번째로 규모가 큰 이머징마켓이기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싫든 좋든 한국을 주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중국증시 투자와 관련, “중국의 주가수익배율은 국제적 기준에 비해 매우 높지만 경제성장세가 탄탄해 투자자들이 다시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의 중국 긴축은 중국인의 증시수요 기반을 확충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미국 서부에서 활동하는 펀드매니저들은 한국증시비중 축소가 한국경제와 한국기업 내부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한다”고 말했고 셔거먼 대표는 “최근 주가 하락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종전보다 확대돼 장기적 안목에서 매수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전 아틀라스 캐피털매니지먼트 회장은 “미국 경제가 서브프라임 사태로 엄청나게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한국은 이를 이용해 미국 은행을 사거나 해외에 진출할 좋은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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