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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3차입찰 결과 내일 발표

기아와 아시아자동차에 대한 19일 낙찰자 발표와 함께 단군이래 최대규모의 국내 대기업 및 자동차업계의 빅 뱅(대폭발)이 시작된다. 하지만 채권단이 낙찰자가 제시한 부채탕감규모에 대해 수용을 거부할 경우 3차입찰까지 무산될 가능성이 커 국내경제는 또한번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압축된 업체는 현대. 부채탕감요구액은 대우가 가장 적게 써냈으나 기아 경영정상화 능력부문서 뒤져 현대가 종합점수서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자동차는 탈락이 확실해지고 있어 낙찰자 발표 후 국내 최대 라이벌이자 맞수인 현대와 삼성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간 빅 딜(기업간 사업교환) 및 기업구조조정도 급류를 탈 전망이다. 만약 채권단이 3차입찰 낙찰자를 수용거부하고 수의계약에 의해 포드 쪽으로 경영권을 넘기거나 위탁경영을 모색한다해도 삼성자동차는 빅 딜과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 포드가 인수할 경우 국내자동차사는 현대, 대우, 포드 등 3개사로 재편돼 외국기업과 국내기업이 안방에서 경쟁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한국자동차산업은 물론 산업전반에 지각변동이 시작되는 셈이다. ◇낙찰 1순위 현대, 떠오르는 낙찰무효설= 현대와 대우, 삼성, 포드 등 입찰 4사는 모두 7조원~8조3,000억원 규모의 부채탕감을, 주당 응찰가는 5,000원~6,300원 정도를 제시해 박빙의 차이를 벌였지만 현대가 종합평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현대와 경합을 벌였던 포드는 낮은 부채탕감 요구조건을 내걸었지만 결격사유인 아시아자동차에 대한 주당 응찰가를 액면가 밑으로 써내면서 불리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대가 낙찰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크나 채권단이 7조원이상에 달하는 부채탕감을 이유로 낙찰을 승인하지 않을 태세여서 유찰될 가능성도 높다. 정부는 외자유치차원에서, 채권단은 채권회수가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3차 입찰마저 유찰을 유도하고 부채상환조건을 가장 좋게 제시한 포드와 수의계약을 맺거나 현대나 포드 등에 위탁경영방식으로 경영을 정상화한 후 제값받고 팔겠다는 뜻을 벌써부터 흘리고 있다. 1년 3개월동안 공전된 기아사태는 더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재계와 자동차업계 판도가 바뀐다=현대가 인수하든, 위탁경영방식으로 운영되든 3차입찰 이후 재계와 자동차 판도변화는 불가피하게 된다. 현대가 기아 인수에 성공하면 IMF체제 이후 외형비교가 무의미해졌지만 현대는 재계 1위 자리를 완전히 굳히게 된다. 96년말 기준으로 삼성그룹의 매출은 금융사를 포함해 71조96억원으로 69조7,062억원의 현대보다 앞서고 있다. 하지만 금융사를 제외한 매출규모는 거꾸로 현대(67조9,623억원), 삼성(55조8,623억원) 순으로 역전돼 업계에선 현대와 삼성가운데 어떤 그룹이 재계의 진정한 1위냐에 대해 논란이 일곤 했다. 그러나 7조5,000억원 규모(97년 기준·기아 6조3,815억원, 아시아 1조2,062억원)의 기아와 아시아를 인수함으로써 이같은 논쟁은 막을 내리게 된다. 자동차 업계의 지각변동도 불가피하다. 97년말 기준 180만대 생산규모의 현대가 105만대(기아 83만대, 아시아 22만대)인 기아와 아시아를 인수하면 총 285만대의 생산규모를 갖춰 세계 13위에서 세계 10위권의 매머드급 자동차회사로 부상하게 된다. 이는 국내 총생산규모 420만대의 68%에 해당한다. 내수시장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내수의 경우 지난해 현대가 64만6,000대, 기아 35만4,000대, 아시아가 20,000대를 팔았는데 이를 합할 경우 102만대로 67.4%를 점유해 대우와 1강 1중 구도를 그려내게 된다. ◇삼성 퇴출가능성과 급류타는 대기업 구조조정=삼성은 기아입찰 결과에 관계없이 자동차사업을 계속 끌고 간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지만 대기업 빅 딜과 연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은 4조원 가량을 투입해 기껏 8만대를 생산하고 있고 국제경쟁규모인 100만대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투자가 불가피하지만 현재 여건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 3차 입찰에 앞서 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과 정세영(鄭世永) 현대자동차명예회장, 김우중(金宇中) 대우회장은 빅 딜논의 과정에서 삼성이 기아 인수에 실패할 경우 삼성자동차를 빅 딜과 연계시킨다는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한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동안 빅 딜 거부집단으로 지목돼 온 현대도 몸집이 커진만큼 형평성 차원에서 기아에 걸맞는 물건을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스몰 딜로 평가된 대기업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추론이 강하게 나오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승량·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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