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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돈 되면 뭐든지”

벤터캐피탈 업계가 동물병원에서 설렁탕집에 이르기까지 돈을 벌 수 있는 분야면 어디든 투자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벤처캐피탈 업계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벤처기업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동물병원, 설렁탕, 학원 등 전방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우리기술투자는 지난 5월 동물병원 및 애완동물 용품점 프랜차이즈업체 더펫컴퍼니에 3억원을 투자했다. 더펫컴퍼니는 서울대학교 수의사 출신이면서 신세계 자금팀에서 5년간 근무한 독특한 경력의 정심호 사장이 지난해 12월 설립한 회사로 동물병원 프랜차이즈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도곡동 본점은 150평 규모의 대형 동물병원으로, 12명의 수의사들이 24시간 진료체제를 구축해 운영되고 있다. 최근 반포점을 개설했으며, 조만간 목동점도 오픈할 예정이다. 우리기술투자측은 “애완산업이 급성장하고 있고, 미국의 동물병원 및 애완동물 용품사 PEICO사가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만큼, 향후 IPO를 통한 투자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비파트너스는 지난해 설렁탕 집 `이남장`의 프랜차이즈사인 이남푸드에 15억원을 전환사채로 투자했다. 광화문점 등 전국에 7곳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는 이남푸드는 프랜차이즈 사업과 더불어 김치, 설렁탕 재료 등 식자재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정승환 와이비파트너스 상무는 “설렁탕을 만드는 음식점이지만 맛이 독특하고, 식자재 공장을 통한 수익모델이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해 투자했다”며 “경기침체로 벤처캐피탈 업계가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법적으로 투자가 금지된 업종만 아니라면 어떤 곳이든 적극적으로 투자하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무한투자는 지난해 유황오리를 양산하는 혜성에 10억원을 투자했고, KTB네트워크는 호텔에서 고급 식사와 다양한 문화공연을 보여주는 회사인 인포아트에 7억원을 투자하는 등 벤처캐피털들의 전방위 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성향에 대해 벤처기업계는 가뜩이나 자금난으로 어려운 벤처기업의 숨통을 죄는 일이라는 비판하고 있다. 한 벤처기업 사장은 “벤처기업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된 벤처캐피탈 마저 벤처기업을 외면하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며 “하루하루가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소식을 들으면 당장이라도 사업을 접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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