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근로자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직업의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성취'와 '봉사'의 직업가치는 10년 전보다 현저하게 낮아졌다. 비정규직이 늘고 40∼50대 조기퇴직이 증가하는 등 고용환경이 변하면서 구직자들이 안정된 직업을 가지려는 욕구가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고용정보원이 105개 직업군의 성인 재직근로자 3,148명을 상대로 직업 가치관 검사를 한 결과 직업선택에 있어 직업안정성과 몸과 마음의 여유, 성취, 금전적 보상, 인정·지식추구·자율 순으로 가치가 높았다. 직업 가치관 검사는 성취와 봉사·직업안정 등 직업선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13가지 항목에 대한 개인의 중요도를 측정한 것이다.
2004년에 한 같은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이번에 1순위에 오른 '직업안정'은 10년 전에는 3순위였으며 '몸과 마음의 여유'는 10년 전에도 2순위였다. '금전적 보상'은 10년 전에 7순위였지만 이번에는 4순위로 껑충 뛰었다. 반면 10년 전에 1순위였던 '성취'는 3위로 내려앉았고 '봉사'는 10위에서 11위로, '애국'은 11위에서 13위로 하락했다.
결국 자신의 일을 통해 사회나 국가에 기여하고자 하는 동기는 낮아지는 반면 안정이나 몸과 마음의 여유로움을 중시하는 경향은 더 높아진 것이다.
직업 가치관을 연령별로 비교해도 취업자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대부분 '직업안정'과 '몸과 마음의 여유'를 직업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간주했다.
다만 청년층은 '애국' 요인을 직업선택시 가장 덜 중요하다(13순위)고 여겼지만 40대와 50대는 '애국'을 각각 9순위와 10순위로 꼽았다. 나이가 많을수록 직업선택 때 국가나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다.
이효남 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은 "과도한 경쟁보다 몸과 마음이 여유로운 근로 환경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개인의 직업가치가 충족될 때 직무만족과 성과도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과 정부는 고용안정과 정년보장,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근로환경 조성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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