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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도서관 기관마다 추진 예산낭비 우려
입력2001-05-15 00:00:00
수정
2001.05.15 00:00:00
[국가정보화사업 문제많다] 3. 중복투자국가정보화 사업의 문제점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중복투자다. 부처간 추진업무를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가 많다 보니 중복 분야를 합치고 빠진 분야를 보충하는 등의 관리기능이 유명무실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가지식의 근간이 되는 디지털 도서관 구축사업이다. 이 사업은 정책과 예산이 소속기관별로 따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디지털 도서관을 구축하는 기관은 이용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없이 시스템 구축에만 몰두, 수천억원의 국가예산을 낭비할 우려가 높다.
디지털 도서관 구축의 두 축은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이다. 이들은 지난 97년부터 국내 석ㆍ박사 학위논문의 디지털화를 추진해왔다.
이중 사회과학 분야는 국회도서관이, 인문과학 분야는 국립중앙도서관이 담당하고 있다. 자연과학 분야는 또다른 기관인 산업연구원(KIET)이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각 기관들이 표준화논의 없이 사업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국회도서관에서 구축한 것은 원문까지 볼 수 있지만 중앙도서관에서 구축한 것은 제목과 저자명 등의 목록 정도만 볼 수 있다.
각 기관별로 추진되고 있는 소장자료에 대한 디지털 작업은 더 심각하다. 소장된 자료가 중복되는지 여부도 파악하지 않은 채 디지털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아직 오픈하지는 않았지만 돈 들여 만든 데이터베이스가 수도 없이 중복되고 또 체계적이지 못해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정작 담당자들은 "다른 기관과의 협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기관별로 필요한 예산만 타오면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는 국회도서관은 입법부 산하, 중앙도서관은 문화관광부 산하로 돼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하위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공공도서관은 문화부 산하, 시립도서관은 행정자치부 관할로 돼 있으며 학교도서관은 교육부의 정책을 따르고 있다.
감독기관이 서로 다르고 감독받는 곳도 입장이 서로 달라 국가 차원에서 통일된 정책을 펼 수가 없다.
미국의 경우 도서관협회(ALA)를 중심으로 도서관 체계의 큰 밑그림이 그려지며 각 주 단위로 예산이 편성되는 등 오프라인의 공공도서관 정책을 우선시한다.
디지털 도서관 구축은 필요에 따라 체계적으로 진행하며 표준화와 관련된 사안은 도서관협회가 대통령자문기관을 통해 의견을 제안,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상완 연세대학교 교수는 "디지털 도서관은 국가지식의 근간이며 따라서 좀더 신중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추진 중인 전자화폐 표준화 작업도 정보통신부ㆍ산업자원부ㆍ건설교통부 등이 제각기 다른 표준안을 제시하고 나와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건교부는 지능형 교통체계(ITS) 사업과 관련해 6개 광역시를 근간으로 한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정통부는 전국 규모의 호환을 위한 표준화 작업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전자상거래 표준을 주도하는 산자부는 최소한 업계표준은 자신이 맡아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또 전자화폐 표준을 논의하기 위한 포럼은 정통부ㆍ산자부ㆍ대한상의 밑에 모두 설치돼 각자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관이 공동으로 중복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처마다 서로 도와주겠다고 나서는데 오히려 혼란스럽기만 하다"며 "전자화폐 표준화 작업이 3개 부처나 나서서 힘을 쓸 일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장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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