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상정 20분만에 전격 가결

사학법 개정안 국회통과<br>유리창 깨지고 고성·격투까지…전쟁터 방불<br>한나라 “연말 임시국회도 보이콧” 강경 태세


여야 극한대립 속에서 사학법 개정안이 9일 국회를 통과했다. 한나라당은 결사 저지를 천명했지만 군사작전의 방불케 하는 여당의 치밀한 계산과 국회의장의 단호한 의사진행으로 상정 20분에 전격 가결됐다. 당초 밤샘 대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빗나갔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더욱 반발, 연말 임시국회까지 보이콧하겠다는 태세인데다 일부 사학도 신입생을 받지 않거나 학교를 아예 폐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새로운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의 국회 분위기와 정국 전망을 짚어본다. 유리창이 깨져나가고 격투까지 벌어졌다. 사학법 개정안 처리 전후 여의도 국회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아침부터 국회 주변엔 전운이 감돌았다. 김원기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사학법 개정안이 처리되기로 예정돼 있었고 한나라당은 실력 저지를 공언했기 때문. 강 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오늘은 결사항전의 날이다. 멀쩡한 사립고를 국유화해 청와대 코드로 바꾸려는 작태를 몸으로 막을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강 대표는 ‘밤을 새려면 밥을 든든히 먹어야 한다”며 여유도 부렸다. 박근혜 대표는 “온 몸으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오전 11시 비밀 작전 수립에 들어갔다.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전략 수립 및 역할 배분에 들어갔다. 4선급 중진 의원들이 의장석을 점거하고 문광위원들이 주변을 에워싸기로 했으며 교육위원들이 뒷문이나 방청석으로 본회의장에 기습 ‘침투’키로 하는 등 구체적 전술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한 발 빨랐다. 정오가 채 되기 전에 일부 여당 의원들이 국회 사무처의 협조로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외곽엔 다른 의원들과 보좌진ㆍ당직자 100여명으로 본회의장 입구를 에워쌌다. 불의의 ‘기습’을 당한 한나라당은 대부분 밥을 먹다 말고 본회의장으로 모여들었지만 열린우리당의 스크럼을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과정에서 옆쪽 출입문 유리창이 깨지는 등 한때 국회는 아수라장으로 돌변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어디 보좌관이 감히 의원들 몸을 밀치느냐”고 항의했지만 봉쇄에 나선 여당 관계자들은 “의원님들 다치실까봐 저희가 막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열린우리당이 의장석을 중심으로 본회의장에 자리를 잡은 뒤 오후 1시50분께 한나라당 의원들의 입장이 허용됐다. 이어 본회의 예정시각보다 45분 가량 늦게 시내 모처에 ‘은신’해있던 김원기 국회의장이 입장했고, 한나라당은 “정부여당 사학법은 전교조에게 모든 것을 내주자는 것”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반대를 외쳤다. 김 의장은 2시 47분 사학법 개정안을 의장 직권상정했다. 정봉주 열린우리당 의원이 제안설명에 나섰지만 임인배 한나라당 의원이 여당 의원들을 피해 벼락 같이 정 의원을 제압, 둘은 뒤엉켰고 여야는 발언석을 두고 몸싸움을 벌였다. 이 순간 김 의장을 향해 책자가 날아들었다. 김 의장은 “어느 나라 국회에서 이런 일이 있냐”며 격앙된 목소리로 “제안설명이 불가하므로 자료를 참고하라”며 법안을 상정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석 양쪽 계단을 봉쇄하고 막판 저지에 사력을 다했다. 의장석을 ‘수비’하던 여당 의원들을 고립시켜 정족수에 미치지 못하게 하려는 마지막 작전. 하지만 재적의원수는 154로 나왔고, 한나라당의 “대리투표다. 무효다”는 고함 속에 김 의장은 3시께 가결을 선포했다. 밤샘 대치가 불가피하다는 당초 전망과 달리 상정에서 통과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0분이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