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97 세계경제 불황 없다”/폴 A 새뮤얼슨(신년기고)

올해 한국경제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세계경제의 향방에 대해 가능한 한 최상의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지역이 불황을 겪는다면 한국의 수출과 성장에도 먹구름이 낄 것이다. 반면 해외경제가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된다면 한국경제도 일어서게 될 것이다.다행히 올해 세계경제가 광범위하고 심각한 불황에 빠질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경제학은 정확한 과학이 아님을 상기해야 한다. 확실한 것은 없다. 우려되는 상황은 무엇인가. ○세계주가 상승세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세계의 주가는 대체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렇다고 뉴욕주가가 올해 폭락할 확률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지난 87년 주가대폭락의 경험을 통해 보면 뉴욕이 폭락하면 서울·동경·프랑크푸르트·마드리드 및 런던도 뒤따를 것이다. 세계적인 인플레 심화 위험은 어떤가. 통계상으로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통화통합을 추진중인 유럽에서는 물가상승억제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수출퇴조 조짐 동아시아국가들은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인플레율이 크게 낮아졌다. 미국과 캐나다의 물가는 거의 적정수준이다. 살인적인 인플레에 시달렸던 중남미국가들마저 인플레율이 급락, 한자리물가 시대를 맞고 있다. 물가를 잡으려는 세계적인 노력은 현재 지나치다는 느낌마저 없지 않다. 일본의 회복세가 시원치 않은 한 가지 이유는 독일중앙은행 분데스방크 방식을 관료들이 맹종하고 있는 점이다. 실업률이 10%가 넘는 프랑스와 같은 유럽연합(EU)국가들도 비슷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나는 세계 경제 전반에 대해 전망하려 하나 지역에 따라 성장패턴은 가지각색이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과 영국만 90년대에 거의 모든 생산능력이 가동되는 호황을 지속해 왔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독일은 최근 수년간 경기회복세가 미약한 실정이다. 분데스방크는 금융정책완화라는 카드를 쓰는데 주저하고 있다. 이같이 소극적으로 늑장을 부리는 자세는 치명적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으나 분명 해로운 것이다. 독일경제의 침체로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은 주변 유럽국들이다. 독일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책들로 고실업률을 완화하려는 프랑스의 노력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독일이 긴축을 완화한다면 주변국들은 안도의 한숨을 쉴 것이다. 이들 국가는 기꺼이 당장이라도 독일을 뒤따라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다. 동아시아국가들은 해외경기의 부침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비약적인 고도성장기가 있었다. 그런 시절은 끝났다. 국제경쟁은 날로 격화되고 있다. ○중남미국 물가안정 한국·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 호랑이들은 아직도 선진국들보다 훨씬 높은 성장을 구가하고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올해도 이들 국가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3국의 수출은 쇠퇴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반면 소비재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동아시아 관측통들은 중국의 급성장과 올7월의 홍콩 반환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영국통치 때보다 민주주의의 수준이 퇴보할 것이라는 이해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나는 태평양지역 정치전문가가 아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희망을 여전히 갖고 있다. 일당독재 중국 공산당은 인권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시장경제 활성화와 자율화 및 민영화를 추진해왔다. 억압적인 정치제도를 계속 유지하면서 경제적 자유를 확대하는 이중적인 정책을 지속시키는 것은 중국지도자들에게 이익이 된다. ○중국 급성장 예상 중국이 임명한 새로운 홍콩의 행정장관은 신중한 자세로 대화하면서 시장의 자유와 사유재산법 등에 관한 자치를 향유, 세계인들을 놀라게 할지도 모른다. 올해말에는 홍콩의 미래를 좀더 구체적으로 알게 될 것이다. 실현가능성은 적지만 경제가 침체에 빠진 상당수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정책변화를 시도한다면 나의 전망은 보다 낙관적이 될 것이다. 모든 국가들이 사태해결에 능동적인 자세를 취하면 모두 더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성과 과학적인 객관성 측면에서 이같은 점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미 MIT대 교수,노벨경제학상수상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