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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이라크복구사업 참여준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2일 이라크에 대한 일련의 유엔 제재를 해제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이라크는 국제사회 일원으로 복귀하게 됐다. 안보리의 이라크 제재 해제안 통과는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분열양상을 보였던 유엔이 위기를 탈출하고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게 됐음을 뜻한다. 이에 따라 전후복구사업을 둘러싼 각국의 이익쟁탈전은 한층 뜨거워지고 있는데 반해 우리의 참여준비는 실종돼 버렸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의 반전국가가 미국이 요청한 해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외교적 경제적 실리를 챙기려는 노림이 숨어 있다. 실질적으로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반전의 목소리를 높여도 실리가 없는 상황이다. 자칫 유엔이란 국제사회의 대화의 장만 깰 우려가 있다. 그러기 보다는 이라크문제를 유엔의 틀 안으로 끌어들여 복구사업 참여 등 경제적 실리를 챙기자는 계산이다. 미국으로서도 해제안 통과로 힘의 논리를 앞세워 유엔을 위기에 빠트렸다는 비난을 면하게 된데다 이라크의 석유를 수출,복구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곧 세계 2위의 산유국인 이라크는 석유수출을 재개하고 복구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후 복구비는 총 4,000억달러로 추산되고 급한 인프라를 복구하는 데만 250억~3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여 선진국은 저마다 참여를 노리고 있다.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이라크 대외채무 처리문제, 이라크가 프랑스 러시아 등 각국과 체결한 각종 계약의 유효성 여부, 점령국인 미국의 복구사업 독식 가능성 등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이 때문에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은 미국이 점령국이란 지위를 이용해 자국기업에게만 혜택을 줄 것을 우려,견제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으며 일부국가는 미국에 추파를 던지고 있다. 한국은 한 때 “파병결정으로 이라크 노다지(Bonnza)에 할 걸음 앞서 다가가고 있다”는 평을 받았으나 나라안 사정이 파업 등으로 어수선함에 따라 이라크전 종전과 함께 달아올랐던 전후복구사업 참여열기는 이젠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파병국의 이점 조차 살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한발 앞서 가기는커녕 한발 뒤쳐지지 않았나 하는 불안을 감출 수 없는 상황이다. 파병을 했다고 전후복구사업 참여란 `파이`가 저절로 배당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복구사업에 대한 정보수집도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지만 미국기업과 손을 잡는 문제도 서둘러야 한다. 복구사업 참여는 미국기업과 얼마나 손을 잡느냐에 달려있다. 정부는 복구사업참여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정보수집 등 뒷받침을 빈틈없이 해야 한다. 전후복구사업 참여란 새로운 이라크전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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