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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식 투자가 배당수익에 딱이네

10년간 총수익서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 국내의 3배

배당재투자분 61.57%

국내 유럽 배당주펀드 연 수익률도 4~9%대



지난 10년간 유럽 주식에 투자했을 때 총수익에서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의 3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성장 단계에 진입한 국내 증시가 과거만큼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바라는 투자자는 국내보다는 유럽 배당주 펀드에 투자해야 배당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이 9일 미국 금융정보매체 블룸버그를 통해 총수익지수(Total Return Index)를 주식의 가격변동분과 배당수익재투자분으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유럽 배당재투자분은 61.90%로 국내(22.74%)의 3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익지수는 배당재투자분과 주가변동분을 합한 수익률이며 배당재투자분이란 주식투자 기간 중 투자자가 배당금을 받지 않고 재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총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주가 변동에만 근거한 일반지수와 달리 배당재투자분을 감안해 지수를 산출할 경우 배당수익이 총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파악할 수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배당재투자분이 포함된 코스피(KOSPI) 인덱스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유럽 인덱스를 비교해보면 코스피는 최근 10년간 191.17% 오르고 유럽은 100.53% 뛰었다. 외형적으로는 한국이 두 배 가까이 오른 가운데 상승 근거를 보면 두 시장이 완전히 달랐다. 국내는 주가 차익에 따른 수익 비중이 77.26%를 차지한 반면 유럽은 배당재투자분이 61.90%를 기록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즉 매매차익을 획득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면 국내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적합했지만 배당수익을 얻기 위해서라면 유럽 증시가 매력적이라는 얘기다.

알리안츠운용 관계자는 "배당주 펀드가 배당금을 재투자해 복리효과를 노리는 장기상품의 성격이 강한 만큼 배당이 투자기간 총수익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인 원인 중 하나로 한국 기업들의 배당 여력 감소가 꼽히고 있어 유럽 배당주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초 2,000선이 붕괴된 코스피는 5거래일째 1,900선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급감하고 현대차도 한국전력 부지 매입에 10조원 넘게 쏟아붓는 등 배당할 수 있는 현금자산 확보가 불투명해져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내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18일 이후 2일을 제외하고 매 거래일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알리안츠운용은 올해 8월 말 국내외 배당주를 분석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알리안츠유럽배당자[주식_재간접](H)'를 선보였다. 국내 배당주 펀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배당 수준이 얼마나 늘어날지 불투명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영선 알리안츠자산운용 마케팅 상무는 "정부가 앞장서 배당 확대 정책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 흐름을 감안하면 배당이 얼마나 확대될지는 미지수"라며 "반면 유럽 배당주는 주주친화적 정책에 힘입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안겨줄 것으로 보이는데다 변동성도 낮게 유지되고 있어 인플레이션 방어에도 적합하다고 판단해 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에는 한 달여간 49억원이 유입됐다.

한편 국내에서 출시된 공모형 유럽 배당주 펀드들은 4~9%대의 연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우리유럽배당1[주식]ClassA1'은 최근 1년(10월7일 기준)간 9.44%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높은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신한BNPP봉쥬르유럽배당1[주식](종류C 1)'은 같은 기간 4.44%, 올해 1월 설정된 '피델리티유럽배당인컴자(주식-재간접)종류A'는 설정 후 4.0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펀드의 수익률이 국내 배당주 펀드보다 낮지만 장기상품인 만큼 안정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당주 펀드의 성과는 실질적인 배당수익이 아니라 배당 확대 기대감에 따른 주가차익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클라크 피델리티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럽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며 "장기간에 걸쳐 배당을 인상해온 유럽의 우량 배당주에 투자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밑도는 채권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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