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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파괴와 회복/홍순영 중소기업연 연구위원(여의도 칼럼)

자연은 조화를 근본으로 한다. 조화는 곧 균형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경제이론은 자연의 원리와 맥을 같이한다.지금 우리 경제는 경제개발 착수이래 최대의 불황국면에 처해있다. 불황타개를 위한 갖가지 대응책이 나오고 있지만 불황탈출의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고있다. 오늘날 우리 경제의 근원적 문제는 경제 내의 구조적 불균형 심화에 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구조적 불균형이 문제이다. 고비용도 저효율도 따져보면 이 불균형의 부산물이다. 따라서 불황타개의 해법은 대·중소기업간 불균형 해소에서 찾아야 한다. 대·중소기업간 협력강화를 통한 균형회복이 그 해법이다. 그러나 최근 모대기업이 고유업종에서 해제된 중소기업업종에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진출해 물의를 빚고 있다. 물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참으로 부끄러운 우리나라 기업윤리의 한 단면이다. 일방적인 납품단가 인하와 대금결제의 장기화현상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균형파괴가 지속되고 있음을 뜻한다. 또한 자금시장에서는 중소기업 대출기피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치솟고 있어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가속화되고 있다. 총액한도대출의 축소로 인한 여파이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힘에 의한 균형파괴의 또다른 사례이다. 일단 균형이 파괴되면 회복에는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며, 또한 깊은 후유증을 남긴다. 후유증은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의 상실이며, 이로 일한 삶의 질 저하를 야기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회복은 자연원리에의 순응을 위해서도 불가피하다. 거역은 곧 재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제 대기업은 중소기업업종이나 넘보는 째째함에서 벗어나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균형회복은 정부만이 아니라 대기업에게도 부여된 과제이며, 선진 한국 대기업의 좌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늦으면 더 큰 비용과 후유증을 남길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이 부담스러운 유산을 사랑하는 우리 후손에게 떠넘기는 부끄러운 선조가 될 수 있다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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