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녹색소비자연대가 최근 '환경을 위한 부품 재사용 해법 찾기'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면서 기업들의 재제조 부품 사용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재제조 부품은 AS 접수된 부품을 제조공장에서 정상적인 공정을 거쳐 재가공한 뒤 품질보증을 통해 신규 부품과 동일한 성능을 보이는 부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미국과 유럽ㆍ일본 등에서는 환경보호와 자원절감 등을 위해 보편화된 개념이다. 특히 미국과 독일 등은 재제조 시장이 연간 수십조원에 달할 정도다.
노키아의 경우 "정상적인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 오동작과 고장으로 수리나 교체가 필요한 경우, 신규 또는 재생 자제를 사용해 회사의 재량에 따라 수리 또는 교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그동안 부품 재사용 확대에 대해 환경보호와 자원절감, 산업발전 도모 차원에서 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돼왔다. 이에 따라 전자업계는 스마트폰의 마더보드와 패널에 대해 재제조 부품 사용 관련 고시를 건의했지만 결국 애플사의 리퍼폰 조항만 반영됐다.
국내 업계에서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우려해 이를 자제하고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 전자 업계에서는 만일 재제조 부품 사용이 활성화될 경우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하몽렬 한국전자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재제조 부품 사용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이로 인한 기업의 비용절감 효과를 소비자와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재사용 부품을 암암리에 활용하기보다는 제도화된 상태에서 안전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사무국장은 "만일 공정위가 '분쟁해결기준' 고시에 재제조 부품 사용을 허용할 경우 국내 전자산업은 사회적 비용 절감과 함께 원가절감, 친환경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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